국민 3명 중 1명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 입력 2020.02.12 15:49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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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한다’ 31.8%, ‘신뢰하지 않는다’ 63.9%로 조사돼 국민 3명 중 1명 정도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별로 한국교회 신뢰도는 50대 이상 고연령층, 가정주부층, 소득수준 중하층, 이념적으로 보수성향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응답자 중 30.0%는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고 응답했고, 68.0%는 불신한다고 응답해 전체적인 신뢰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맥락에서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고 응답한 응답자 역시 32.9%, 불신한다는 응답자가 65.3%로 조사됐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2017년 조사 때와 동일하게 가톨릭→불교→개신교 순으로 나타났는데, 개신교는 2017년 대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은 반면, 불교는 약간 상승, 가톨릭은 약간 하락세를 보였다.

종교별 상대적 신뢰도는 연령별로 20대는 불교, 30~50대는 가톨릭을 가장 신뢰한다고 응답했고,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세 종교 모두 비슷한 신뢰도를 보였다. 2017년 조사에서 30대와 40대의 신뢰 응답은 각각 18.8%와 18.0%였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15.8%와 14.3%로 3%와 3.7%가 줄어들었다.

사회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종교로는 개신교가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종교의 사회봉사활동이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 역시 개신교가 30.7%로 1위를 차지했다. 가톨릭 역시 28.8%로 뒤이었다. 개신교의 사회봉사활동이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 기여도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풀이된다.

2008년 처음 시작돼 추적 조사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꾸준히 제기된 문제는 한국교회의 세상과의 소통 문제였다. 올해 조사에서도 한국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6%로 2017년 대비 부정적 의견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교계의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갈등사회를 넘어 초갈등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 해결과 사회통합에 있어서도 한국교회는 ‘기여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64.7%로, 긍정 응답 34.6%보다 두 배 가까이 나타나 이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25.9%) △교회지도자들의 삶(22.8%) △타종교에 대한 태도(19.9%) 등이 지적됐으며,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실천운동(49.8%) △봉사/구제활동(27.9%)을 해야 한다고 응답됐다.

목회자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는 △윤리/도덕성(51.5%) △물질 추구 성향(14.5%)이 지적됐고, 기독교인들에게는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6%) △정직하지 못함(23.7%) △배타성(22.7%) 등의 지적사항이 쏟아졌다.

지난 7일 서울 종로 여전도회관에서는 이번 조사를 진행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 논평에 나선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가장 신뢰하는 종교’에 대한 질문에서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가운데 30대와 40대의 감소가 눈에 띈다”며 “이 사회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세대들이 교회에 대해서는 불신을 드러내고 있고, 이러한 경향이 점점 더해지고 있다면 한국교회의 큰 위기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30~40대의 자녀들이 주일학교의 아이들이다. 이들이 교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기 어렵고, 자신들이 원하는 종교적 필요를 얻지 못해서 교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하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교회의 정치적 표현들이 이들을 교회에서 내몰고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30~40대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가 유난히 적은 이 현상은 한국교회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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