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인도, 손길

  • 입력 2020.02.13 13:5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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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자동차를 수 십 년 이상 운전했다면 지난 과거와 달라진 것들을 보게 된다. 그중 하나가 길을 잘 몰라도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내비게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어디를 가려고 하면 지도를 보고 미리 숙지를 하거나, 잘 아는 사람에게 자문을 받아 목적지를 찾아갔었다. 그래서 가다가 잘 모르면 물어보아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잘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된다. 길치가 없다. 그리고 안내하는 자가 친절하기까지 하다. 우리들의 인생의 길도 크게 보면 나의 가는 길을 우리가잘 모르지만, 우리를 안내해주는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있다. 이를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 손길이라고 명명한다. 유대인들이 모두 존경하는 아킵바라는 랍비가 있었다. 한번은 로마 사람들의 박해로 자기가 살던 동네를 떠나게 되었다. 박해로 흩어진 유대인들을 디아스포라라고 한다. 그때 그가 가지고 나온 것은 성경책과 성경을 읽을 때 필요한 등불, 자명종 역할을 하는 수탉 한 마리, 타고 가는 당나귀가 전부였다.

 

날이 저물어 어느 동네에 가서 하룻밤을 묵고 가려 했으나 인심이 사나워 재워주는 가정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뒷산 나무 밑에 자리를 펴고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성경을 읽으려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여러 번 꺼져, 하나님이 그냥 자라는 것이라 판단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깨어보니 이리가 수탉을 잡아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자가 당나귀를 물어갔다. 마음이 상했으나 여기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아침을 얻어먹으려고 동네 마을로 갔더니, 동네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밤사이에 산적들이 동네를 습격하여 마을 사람을 모두 죽이고 재물을 약탈해 간 것이다. 그제야 랍비는 하나님이 인도하심에 감사했다고 한다. 만약 그 동네에서 묵었더라면 함께 죽었을 것이고, 등불이 켜있어서 수탉이 울고 당나귀가 소리를 내었더라면 자기도 산적들에게 발견되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하나님이 지켜 주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한다.

 

사람이 아무리 지혜가 있고 총명이 있다고 해도, 인간은 역시 어리석고 무지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인간이다. 만일 그것을 알 수 있다면 대비를 하고 미리미리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일을 모르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에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인도를 받고 살아가야 한다. 마치소경을 인도하는 사람이 있으면 앞을 전혀 볼 수 없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걸을 수 있는 것처럼. 단, 소경을 인도하는 사람은 소경이 아니어야 한다. 그래야 인도를 받을 수 있다.만일 소경을 인도하는 사람이 소경이라고 한다면 둘 다 넘어지고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마찬가지이다. 우리 인간을 인도하시는 분도 인간이어서는 안 된다. 인간보다는 무엇인가 나아야 한다. 그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분이시다. 그래야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미리미리 아시고 인도하신다. 넘어지지 않도록 인도하시고, 실족하지 않도록 인도하신다. 때로는 우리 인간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부분들까지라도 하나님은 미리 아시고 피할 것은 피하고 넘을 것은 넘겨서 안전하게 인도하신다.

 

갈 길을 알지 못하고 가야 하는 인간의 삶 속에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인도하시고 보살피시고 눈동자처럼 살펴주셔야만 우리는 안전하다.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우리 인간이 오로지 하나님께 할 수 있는 것은 기도이다. 하나님의 인도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의 간구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신다. 위험에서는 피해주시고 적으로부터는 숨겨주시고, 방패가 되어 주신다. 우리가 삶을 살아갈 때에 이 점을 인식하고,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삶의 지혜가 생긴다. 내가 노력을 해도 안 되는 부분은 ‘하나님의 또 다른 뜻이 있는가보다’ 하고 하나님의 뜻에 맡겨라. 사도 바울도 아시아로 선교하러 가기를 여러 번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 길을 막으시고 유럽인 마게도니아로 길을 열어주셨다. 그 길을 갔을 때 하나님은 말할 수 없는 축복을 주셨다. 우리도 억지로 하기 보다 순풍에 돛 달듯 하나님의 인도에 맡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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