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교회 김기동 원로목사가 100억원 대의 배임·횡령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중인 가운데 김 목사가 그동안 교회에 무려 1100억원을 헌납했다는 주장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2017년 3월26일 주일예배 중 김기동 목사가 ‘45년간 시무언이 교회에 헌납한 내역’이라는 제목으로 성도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김 목사 자신이 교회의 주요 부동산을 헌납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교회개혁협의회(대표 장학정 장로)가 김 목사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통계다. 하나님을 속이고 교회를 속였다”며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교개협은 김 목사가 주장하는 헌납 내용을 역추적하여 성도들에게 공개했다. 또한 김기동 목사측 관계자들에게 ‘45년간 시무언이 교회에 헌납한 내역의 실체를 밝힙니다’는 제목의 내용증명까지 발송했다.
먼저 김 목사가 교회에 헌납했다고 주장하는 내역은 △안산수양관 대지(2만평) 약600억원 △김포예배당(2100평) 약300억원 △원주예배당 대지(5000평) 약50억원 △일산예배당 주차장 대지(300평) 약20억원 △성락빌딩 대지 절반 약40억원 △동부예배당 약4억원 △신길파출소 대지 약10억원 △삼봉리 시무언의 집 약 3억원 △청풍, 덕곡, 충주 청소년수련원 대지 약 15~18억원 △신길본당과 기숙사 등 일대 53건 중 38건 계약 △안양 비산동 건물 1억5000만원 △베뢰아청년회관 건축 △목회비 60억원 헌납 등 총 13가지 항목에 이르며, 그 금액은 1105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것.
하지만 교개협은 애초 교회의 재정으로 구매한 부동산을 마치 김 목사가 구매한 것으로 호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개협은 “김 목사가 헌납했다는 토지 대부분이 교회 재정으로 매수했을 뿐 아니라 일부 부동산은 터무니없이 부풀려 자신의 교회 공헌을 지나치게 과장했다”면서 “교회에서 각종 명목으로 수령한 천문학적 금액 중 일부를 교회에 반환하면서 이를 근거없는 1100억원으로 뻥튀기한 전형적 과대광고”라고 비난했다.
김 목사의 목록을 조목조목 반박한 교개협은 안산수양관 대지와 관련해 교회에서 지난 2000년 5월 40억 3000만원에 취득했으며, 최초 김포예배당 대지 역시 2001년 1월 26억 6000만원에 교회에서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목사가 50억원에 매수해 교회에 헌납했다고 주장하는 원주예배당의 경우에는 애초 김 목사가 투기를 목적으로 해당 부동산을 구입했으나, 계획이 무산되어 기존의 멀쩡한 원주예배당을 무리하게 이전시킨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 금액 역시 50억이 아닌 22억 8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일산예배당 주차장 대지 역시, 김기동 목사는 20억원에 자신이 취득해 헌납했다고 주장하지만, 2001년 5월 교회가 3억 8000여만원을 부담해 취득한 교회 소유 부동산임을 확실히 했다.
이 외에도 교개협은 성락교회 대지 절반, 동부예배당, 신길파출소 대지, 삼봉리 시무언의 집, 청풍 덕곡 충주 청소년수련원 대지, 신길본당 기숙사, 안양 비산동 건물에 대한 조사 결과도 공개하며, 결코 김기동 목사의 헌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기동 목사가 언급한 목회비 60억 헌납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법정 소송 과정에서 죄를 가볍게 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지적했다.
교개협은 “45년간 시무언이 교회에 헌납한 내역‘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많은 사람을 접촉하면서 그 실체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김기동 목사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은 커졌고, 파헤칠수록 김 목사가 교회로부터 받은 수혜는 드러나지만, 그가 말한 헌납은 하나씩 지워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기동 목사측에게 보낸 내용증명에는 “김 목사는 100여개의 예배당을 내가 건축했다 떠벌여 성도들의 눈물어린 헌신을 가로챘다”면서 “자신의 축재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확인되지도 않은 ‘헌납 내역’을 성도들 앞에 들고 나와 교회 분열을 야기했다”고 적었다.
김기동 목사는 45년 동안 1100억원대에 이르는 부동산을 성락교회에 헌납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개협은 조목조목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증거로 판단될 양측의 진실공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