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27)

  • 입력 2020.02.20 10:2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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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압비오 광장(라틴어, Via Appia)과 트레이스 타베르네(헬라어, 세 여관)

사도 바울이 로마로 가기 위해 지나간 아피아 가도는 로마의 공화정 당시 감찰관이었던 아피우스 크라디우스 카이쿠스가 삼니움 전쟁(기원전 4세기에 이탈리아 반도를 두고 일어난 삼니움족과 로마와의 전쟁) 당시 만들어진 도로이다. 당시 아피우스가 이도로 건설을 입안하고 직접 총감독을 맡았다고 하여 이 도로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아피아 가도는 평균 너비가 6m로 단단한 석재로 만들어져 있으며, 도로 양쪽에는 기념물과 이정표를 세우고 소나무를 심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영화에서 보던 스파르타쿠스 반란 때에 생포한 노예를 잡아 십자가형으로 매달고 카푸아에서부터 로마에 이르는 아피아 가도까지 양쪽에 세워 두었다던 것을 기억하니 이 길을 걸으며 당시의 모습이 재연되는 듯하다. 아피아 가도는 로마에서 시작되어 이탈리아의 동남부에 있는 프리아주의 브린디시까지 이어지는 긴 도로로서, 로마에서 카푸아까지 쭉 뻗었다가(212㎞), 기원 후 2세기에는 아드리아 해안의 종점이자 이탈리아 반도의 ‘뒤꿈치’라 부르는 브린디시까지 연장되었다(540㎞).

당시 로마군대는 외부와 전쟁을 하면서 군대를 재정비하고 다시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여러 곳에 기지를 건설하였다. 기지는 전장에서 적을 바로 공격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로마 병사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물자 공급이 수월한 안전하고 편한 도로와 연결되어 군사적 물자 교류와 병사들이 다니는 중요한 수송로로 건설되었던 것이다. 또한, 아피아 가도는 아드리아 해를 지나 발칸반도를 횡단하는 비아 에그나티아(Via Egnatia) 가도와 접속하여 로마와 그리스의 문명과 교류하는데 이바지를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거미줄 같이 만들어진 로마의 교통망을 가리켜“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속담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있다. 한편, 소아시아에서 복음을 전하던 사도 바울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유럽의 최초 선교 지역인 빌립보로 가게 되었는데, 당시 그는 비아 에그네시아(Via Egnatia)길을 따라 빠른 속도로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이 길은 로마와 연결된 길이다. 그러므로 지금도 빌립보 지역을 방문해 보면 도시 한 가운데 사도 바울이 복음을 들고 지나간 그 길의 표지가 그래도 남아 있어 큰 감동을 준다.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는 사도행전 28장에서 사도 바울이 로마로 갈 때의 감격을 매우 감동적으로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14 거기서 형제들을 만나 그들의 청함을 받아 이레를 함께 머무니라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이 로마로 가니라 15 그 곳 형제들이 우리 소식을 듣고 압비오 광장과 트레이스 타베르네까지 맞으러 오니 바울이 그들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담대한 마음을 얻으니라 (행28:14~15 )이제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그간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긴 여행을 하며 심신이 지쳐있을 바울 일행을 로마에 있는 성도들이 따뜻한 마음을 담아 반갑게 그를 영접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사도 바울 일행을 한 번만 영접한 것이 아니라 두 번 씩이나 만나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처음에 바울은 압비오 광장에서 환대를 받았고, 다른 한 번은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아피아 가도에 위치한 트레이스 타베르네에서 또다시 큰 환대를 받았다. 그러므로 초대교회 성도들의 진실어린 환대는 선교하면서 외롭고 두려운 마음으로 지쳐있던 그에게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을 것이다. 이제 그는 크게 주님께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또한 처음 방문하는 로마에서 담대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마치 개선장군과 같은 그 위로와 기쁨을 주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그에게 사랑하는 성도들을 통해 안식과 평안을 주고 로마의 고속도로들을 이용하여 복음을 수월하고 신속하게 전하게 하셨으니, 그 가로마로 향하는 길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복음전도의 향연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초대 교회는 사도 바울이 걷던 로마의 도로망을 활용하여 신속하게 복음을 전 세계에 전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곳곳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실한 자들을 두어 복음 전도자들에게 쉼과 평안과 용기를 얻게 하셨음을 알 수 있다.필자는 선교사로서 오랜 동안 해외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 분들이 있다. 비록 그 분들은 과거에 전혀 알지 못한 분들이었으나 예수를 믿는 하나님의 자녀란 이유로, 고국을 떠나 타지에 살면서도 선교를 위해 기쁨으로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섬겼던 마치 바울이 만난 그 분들과 같이 하늘나라에 소망을 둔 귀한 분들이었다. 이제 사도 바울이 로마로 가던 이 길을 걸으며 그 때의 일이 새록새록 생각이나니,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에 다시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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