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위한 ‘도너패밀리 장학회’ 출범

  • 입력 2020.02.24 15:10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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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장학금 수여식…고등학생 5명 대학생 3명에 장학증서 수여

교회, 기업, 개인 등 후원 잇따라…매년 중·고·대학생 15명 선발 예정

1회 장학생 홍은하 양 “부모님처럼 선한 영향력 미치는 사람 될 것”

 

[크기변환]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학금 수여식 (2).JPG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예우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창립 30년을 맞아 생명 나눔의 고귀한 정신을 잇기 위해 유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회를 발족했다. 첫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자녀로서 자부심을 품고, 미래의 꿈을 향한 용기와 꿈을 얻는 시간이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이하 본부)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본부 회의실에서 ‘D.F(도너패밀리) 장학회 창립 및 제1회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장기기증이라는 숭고한 나눔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한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자녀들이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가지고,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장학회가 발족한 것이다.

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최근 5년간(2015~2019년) 뇌사 장기기증인 2488명 중 3·40대는 874명으로 약 35%에 달한다”라며 “이는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미성년 자녀를 둔 수 많은 가장들이 뇌사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장학회 설립 배경을 밝혔다.

이를 위해 D.F장학회는 설립 목적으로 △국민들에게 장기기증인의 생명나눔 정신을 알림 △유가족들이 생명나눔 실천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지원함 △유자녀들이 어려운 형편 때문에 꿈과 재능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자 함 등을 명시하고,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들에게 학비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크기변환]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학금 수여식 (3).JPG

D.F장학회는 이날 출범식에 이어 최초로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첫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들은 생명장학생(대학생) 김조이 군(故 김기호 씨 자녀, 대학교 진학 예정), 김수린 양(故 김종운 씨 자녀, 대학교 3년), 홍은하 양(故 홍순영 씨 자녀, 대학교 4년)과 사랑장학생(고등학생) 이규린 양(故 이현규 씨 자녀, 고등학교 진학 예정), 김현진 군(故 박선화 씨 자녀, 고등학교 3년), 배진우 군(故 배종수 씨 자녀, 고등학교 3년), 김조엘 군(故 김기호 씨 자녀, 고등학교 2년), 김주희 양(故 김일영 씨 자녀, 고등학교 2년) 등 모두 8명으로 장학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했다.

이날 장학생 대표로 소감을 전한 홍은하 양(21세)은 “죽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여러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아버지와 큰 슬픔 앞에 숭고한 결정을 내린 어머니를 늘 존경해왔다”며 “오늘 다시 한 번 이런 부모님의 자녀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아 저 역시 성실히 꿈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2012년 아버지 故 이현규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난 뒤 어머니와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이규린 양은 “아빠의 좋은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이들 외에도 이번에 선발된 장학생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가정과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들로서, D.F장학회는 앞으로도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들이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품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1차 장학증서 수여를 위해서는 신한은행 충정로지점(신촌지역단장 이규민)과 KB국민은행 중곡동지점(지점장 구자용), 배자화세무회계사무소(세무사 배자하) 등 기업 및 단체,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한 개인 후원, 그리고 여의도순복음성북교회(정재명 목사)를 비롯해 발음교회(권오륜 목사), 구산교회(조성광 목사), 목천교회(김상원 목사), 안성중앙교회(송용현 목사), 주하늘교회(이정원 목사) 등 교회의 후원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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