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의 해악(害惡), 한국교회는 꾸준히 경고해 왔다

  • 입력 2020.03.12 14:2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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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종교를 제대로 알고 믿을 자유도,

다른 종교를 선택할 자유도 박탈한다

 

내가 신천지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면?

…첫 만남부터 관련된 모든 사람의 연락을 차단하라

 

한국교회와 사회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뛰쳐나오는 탈퇴자들을 품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쳐 WHO(세계보건기구)가 급기야 역대 세 번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른 가운데 국내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신천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져 있다.

펜데믹은 국가와 대륙간 전염이 발생하며 세계적인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인접국가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음에도 초기에 성공적으로 감염 확산을 막아내며 안정세를 되찾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신천지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고 검역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 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국가 검역시스템과 의료 지원이 대구 경북에 집중됐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방역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홀한 결과를 낳아 현재 수도권에서도 대규모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이처럼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가정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이 지속되자 국민들의 분노는 정치권과 신천지를 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 매체들이 매일 신천지와 관련된 기사를 내보내고, 신천지 전문가들이 이단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신천지 법인취소를 추진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2018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천지대책위원회가 개최했던 ‘신천지집단 대책 세미나’ 내용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당시 위원장이었던 홍계환 목사(합동장신 총회장)는 신천지 탈퇴자들과 함께 팀을 꾸려 서울과 부산, 울산 등지에서 잇달아 세미나를 개최하며 신천지 집단의 실상을 알리고 대책을 강구한 바 있다. 특히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천지의 최신 정보와 포교전략 등 업데이트된 내용들이 주를 이뤄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당시 대한민국 사회는 신천지에 대한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종교색이 짙은 뉴스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신천지에 주목하고 있는 요즘, 속속 밝혀지는 신천지의 모습은 홍계환 목사가 이미 2년 전 세상을 향해 소리쳤으나 아무도 듣지 않았던 신천지의 실체 바로 그것이었다.

“신천지는 종교를 알고 선택할 자유 박탈”

당시 한기총 신천지대책위에는 신천지에서 빠져나와 신천지 대책 사역에 앞장선 A 씨와 B 씨 등이 신천지 내부의 자세한 내막과 사정들을 공개하며 신천지 대책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2020년 3월에 다시 되돌아보는 세미나는 현재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B 씨는 신천지가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신천지는 어떻게 하면 신천지라는 사실을 숨겨서 포교할까를 고민한다. 일단 성경공부를 해서 신천지 교리를 반감 없이 머릿속에 세뇌시키는 것이 목표다. 심지어 성경공부 내용이 신천지 같다고 하면 ‘신천지는 이단이니 조심하라’고까지 말한다”고 했다.

또한 “처음부터 신천지임을 밝히고 대표자 이만희를 재림 예수요 보혜사 성령이며 육체가 영생한다고 당당하게 가르쳤다면 지금처럼 신천지 신도가 급증하지도,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신천지는 종교에 대한 정보를 알고 믿을 자유를 빼앗는다. 신천지 신도들은 자유가 아닌 거짓, 사기, 기망에 의해 종교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종교의 자유는 다른 종교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한다. 신천지는 탈퇴를 마음먹더라도 신도들의 정신적, 물리적인 방해가 극심하다”며 “신천지는 신도들이 신천지를 알고 선택할 자유를 빼앗고, 다른 종교를 선택하고 비판할 자유, 신천지 교리의 모순에 대하여 들을 수 있는 자유를 모두 빼앗아간다”고 했다.

재능기부·설문조사·과도한 친절을 경계하라

A 씨는 신천지의 최근 접근방식을 소개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A 씨는 “최근 신천지는 재능 기부 형태로 접근하여 많은 영혼들이 무더기로 포섭되고 있다. 추수꾼 전략은 더 이상 신천지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낡은 대처법은 잊고 신천지의 새로운 포섭방식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전도 대상자에게 피아노나 외국어 등을 무료로 가르쳐준다는 구실로 접근한다. 신천지 4~6명이 함께 배우는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여 친분을 쌓으면서 정보를 빼낸 후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팀이 투입된다”며 “신천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이기에 그들은 더욱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신천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 업데이트가 시급하다”고 했다.

신천지 청년회에 소속되어 있다 탈퇴한 B 씨는 특히 청년들에게 접근하는 주요 방법인 설문조사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설문조사는 번화가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진짜 심리상담사는 길거리나 카페에서 설문조사나 심리상담, 심리치료 등을 권유하지 않는다. 길거리 설문조사는 무조건 익명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명심하라”면서 “신천지는 자체적으로 위장 문화센터를 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문화행사라면 심리검사를 요청하지 않고, 문화강좌라면 끝까지 문화강좌만 한다. 과도한 친절을 베풀어 별도 만남으로 이어진다면 신천지가 확실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별히 “만약 신천지와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첫 만남을 시작으로 이후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의 연락을 차단해야 한다. 카카오톡을 차단하고 문자 스팸 등록, 전화 수신거부 등의 조치를 하여 절대 그들의 연락이 닿을 수 없게 해야 한다”며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조차 그들의 포교 전략임을 명심하고 철저하게 연락을 끊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세미나 취재를 마치고 부산 지하철을 찾은 기자들 앞에는 공교롭게도 3명의 청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운운하며 포교를 시도하는 장면이 실제로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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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집단거주 실태…2년 전 경고했다

최근 신천지와 관련된 보도 가운데 집단거주가 이슈가 되고 있다. 대구 한마음아파트 주민 상당수가 신천지 신도임이 드러나면서 전국 각지에 이와 같은 집단거주 시설이 존재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신천지의 이러한 집단거주 형태는 2년 전 신천지 대책세미나에서 공개된 바 있다.

당시 B 씨는 “청년과 학생들은 아침 7시에 아침전도단으로 모여 전도리스트를 작성하고, 한 주간 몇 명을 접촉했는지, 몇 명이 ‘따기’가 됐는지 보고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면서 “낮에 포섭 대상자들을 만난 뒤 저녁에는 귀소모임이라고 하여 11~12시에 다시 모여서 보고를 한다”고 그들의 생활 패턴을 공개했다. 아울러 “모임이 마치면 새벽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신천지교회 주변에 모여서 자취를 하게 된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은 날마다 이러한 생활을 한다”고 집단거주의 실태에 대해 고발한 적이 있다.

신천지의 집단거주 시설이 대구에만 64곳, 서울에 47곳 등 전국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설이 가출한 젊은이들의 은신처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신천지에 다닌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그 가정은 발칵 뒤집어지기 마련이다. 신천지가 이단 종교임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하기 때문. 하지만 신천지 교리에 깊이 빠져든 신도는 가족들마저 버리고 가출을 감행하게 되고, 갈 곳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단거주시설로 모여들게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양간이라도 튼튼하게 고쳐야

홍계환 목사는 2년 전 한기총 신천지대책위를 이끌며 오래된 정보에 머물러 있던 한국교회의 신천지 대책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아울러 현재 교주 이만희씨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김남희씨의 퇴출과 분쟁을 예견하기도 했다.

홍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신천지의 변화에 대해 한국교회와 사회가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에 대해 자극적으로 폭로하는 데에 그칠 적이 아니라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신천지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뛰쳐 나오는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목사는 “신천지 신도중 상당수는 정통교회에 실망해 떠난 이들이다. 그들이 신천지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다시 정통교회로 돌아올 것이라 판단해서는 안 된다”라며 “그들에게 박힌 주홍글씨를 사라지게 도와줘야 한다. 이단과 전쟁하고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의 대규모 감염 진원지로 신천지대구교회가 지목되고, 신천지 신도들의 비협조적인 행동으로 감염이 확산됨으로 우리 사회의 이목이 신천지로 집중되어 있다. 언론들은 앞 다투어 신천지에 대해 보도하고 있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한국교회와 기독교 언론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신천지의 해악성에 대해 끈질기게 알리고 경고해 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이 신천지를 다루는 지금의 상황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중요한 것은 늦었지만 외양간이라도 튼튼하게 잘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한다. 신천지에 대해 드러난 사실들은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신천지가 신도들을 번듯한 신학교에 입학시켜 정통교단 목회자로 신분을 세탁한 뒤 정통교회인 척 개척을 하거나 기존 교회에 부임하여 목회를 하도록 한다는 과거의 폭로도 다시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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