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온도를 높여야 할 때이다

  • 입력 2020.03.12 16:5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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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은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그리워지는 것은 무슨 연유 때문일까? 그리고 그것이 축복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겨우 알 것 같다. 우리가 너무 복(福)에 겨운 삶을 살아온 탓일까 새삼 우리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싶어진다. 코로나19가 바꾸어놓은 우리의 일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마음을 무겁게 누르는 것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차별대우를 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나라가 106여 나라로, 유엔 회원국의 절반가량이나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랄 만한소식은 인천공항을 출발한 여객기가 내릴 곳이 없어 되돌아왔다는 얘기가 아닌가 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왜 당신들이’, ‘어째서 너희들이’라고 하는 볼멘소리보다는 우리가 왜 이런 대접을 받게 되었는가를 스스로 반성하며 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돌아보면 우리는 불과 반세기(半世紀) 전만 해도우리의 꽃 같은 누이들이 단지 조국이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먼 타국으로 외화벌이를 가야 했고, 우리들 스스로가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열사의 사막에서 또 100여 미터가 넘는 지하 막장에서 목숨과 바꾸어가며 한 바가지 석탄을 캐야 했다. 우리의 이러한 과거를 쉽게 잊어서일까, 이제 좀 살 만해졌다고 과거의 일은 잊은 채 기회가 있을 적마다 해외여행을 내 집 드나들 듯 다니며 돈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저 단순한 여행은 식상하다 하여 가는 곳마다 어글리 코리언의 아름답지 못한 뒷모습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행세는 다 부리고 다녔음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세상의 눈치를 보는 것과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이다. 세상이 뭐라 하든 나 좋을 대로만 하라고 주님이 우리에게 가르치신 적이 없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 한국인은오지 말라고 걸어 잠근 빗장, 결코 단순한 빗장이 아니다. 이제는 좀 절제해야한다. 이웃을 향해서는 공감의 온도를 높이고, 나에 대해서는 절제가 좀 더 나타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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