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들 학사일정 차질 불가피…온라인수업 모색

김윤희 총장 “모두에게 인내와 유연성, 성숙된 자세 필요해”

정흥호 총장 “위기 통해 한국 교육계 긍정적 변화의 기틀 마련 계기 기대”

강우정 총장 “차별과 혐오 아닌 위로와 격려, 담대함으로 극복하자”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 교육계를 강타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들이 개학과 개강을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자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모이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강권하는 마당에, 한 교실 안에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행위는 현 정부가 그토록 말리는 종교집회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신학교들도 일제히 개학 연기를 알리며 학생들의 양해를 구하는 동시에 강건함을 당부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김윤희)는 개강이 늦춰졌음을 공지하며 당분간 모든 재학생들에게 예기치 않은 온라인강의가 진행될 수 있다며 마음의 준비를 요청했다.

김윤희 총장은 총장서신을 통해 “지금 COVID-19으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가 전염병과의 전쟁에 들어간 상태이다. 교육부에서는 개학을 연기해 줄 것을 권고했고, 3월23일에 개강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때에도 바이러스의 확산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신학교의 모든 과목이 2주 정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강의가 모두에게 익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강의를 반복해서 볼 수 있고 집중해서 강의를 들은 후 교수님들과 온라인으로 개인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고 개인적인 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예기치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강의의 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교수님들은 지금 훨씬 더 내용전달에 신경을 쓰고 계시며 강의 노트를 점검하고 계신다. 단지 강의 전달 방법이 달라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은 학교와 교수님들의 전문성을 신뢰해 주시고 전례 없는 온라인 강의로의 전환에 대해 특별한 경험을 하시게 된다는 기대를 해주시면 좋겠다. 학교로서도 갑작스러운 전환이라 지금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최상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현재 모든 과목이 한꺼번에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가 처한 상황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다. 오히려 여러분들이 온라인강의로 인해 통학으로 흘려보내는 시간들을 잘 활용한다면 훨씬 좋은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김 총장은 “역사상 전례 없는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에게 인내와 유연성과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 신학교 교육은 단순히 지적 내용전달에서만 멈추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과정 속에서 여러분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가를 통해서도 우리의 영적 인격이 형성되어져 간다. 나는 그것을 ‘Kingdom Character’라고 부른다”라며 “우리 모두는 이 모든 것을 잘 극복해 나가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영적 리더로 키움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총장 정흥호)도 개강 날짜를 23일로 늦추며 ‘기다림의 지혜’를 얻는 기회로 삼자고 요청했다.

정흥호 총장은 ACTS 공동체에게 편지를 띄워 “지금 우리나라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교육계에도 시련기를 맞고 있다”며 “우리도 이러한 시급한 상황 가운데 빠른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요즈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임에 틀림없다”면서 “빠른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한편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 교육계에 긍정적인 변화의 기틀을 마련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소망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정 총장은 “현재로는 이런 사태가 얼마나 지속이 될 수 있을지 예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교직원들이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효율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강구해 갈 것”이라며 “지금의 한국사회가 그러하듯이 교육계에서도 그동안 겪지 못했던 커다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캠퍼스에서 얼굴을 마주보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올 수 있도록 기도하며, 동시에 ‘기다림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성서대학교(총장 강우정)는 지난 9일 개강예배를 드리고 온라인 수업에 돌입했다. 성서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개강 이후 3주간 온라인으로 채플과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3월30일부터는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건물 출입문은 27일까지 출입이 통제되고, 학생식당도 운영이 중단된다.

성서대는 “성서는 전염병 발생시 환자 격리를 통한 확산 방지와 사회 안전을 유지하라고 말씀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돌보아 차별과 혐오가 아닌 위로와 격려, 담대함으로 불안을 극복하며 환자와 의료진, 우리 사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특히 강우정 총장은 칼럼을 통해 “이 사회에서 코로나19는 더 이상 전염병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의 문제요, 이념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며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신앙생활의 문제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지나친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고 듣고 접하는 뉴스들이 이를 증폭시키고 있다. 과도한 불안은 극단적인 조치들을 취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의견은 ‘안전불감증’이라는 딱지를 받게 마련”이라면서 “이런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맞는가 생각해 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디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신앙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