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다수 발생한 은혜의강교회, 감염 경로는 소금물 소독?

  • 입력 2020.03.16 13:59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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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김철웅 목사 “변명의 여지 없이 죄송하다” 사과 전해

성도 전체 명단 공개하는 등 방역당국에 최대한 협조

 

경기 성남 소재 은혜의강교회 담임목사 내외를 포함한 40여명의 성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 내 집단감염으로는 구로 콜센터 사례에 이어 두 번째로 최다규모여서 우려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교회 측은 방역당국에 역학조사를 위한 최대한의 협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일부터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후 담임목사 내외까지 확진 판정을 받자 성남시는 지난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한 성도 135명 전원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했다. 이 검사에서 40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성남시는 즉시 은혜의강교회가 소속된 (사)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연합회장 송용필 목사, 이하 카이캄)에 지원을 요청해 성도 1:1 모니터링팀을 구성했고, 관할 보건소인 수정보건소에 상황총괄반을 구성해 대책본부와 특별역학조사반을 꾸렸다. 은혜의강교회 역시 성도들의 명단을 즉시 성남시에 전달해 방역당국에 협조했다.

현재 음압병동에 격리돼 있는 은혜의강교회 담임 김철웅 목사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철웅 목사는 먼저 “온라인 또는 가정예배로 전환하라고 권고했는데, 변명할 필요도 없이 모인 것 자체가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목사는 13일 검체채취 후 곧바로 음압병실로 이송됐으며, 그의 가족 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 15명도 현재 자가격리된 상태이며, 도 역학조사관 지휘 하에 심층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음압병실에 격리된 지금까지도 그는 기침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는 “3월 들어 교회 모임을 빠르게 줄여가고 있었다. 8일 주일에는 낮 예배만 드렸고, 성도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점심식사도 하지 않았다”며 최초 감염경로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이어 김 목사는 “우리교회는 원래 심방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특별히 요란하게 사역하는 교회도 아니고, 기도 열심히 하고, 말씀만 열심히 전하는 교회였다”며 “다만 주일성수는 교회의 성경적이고 최종적인 가치라고 배웠기에, 주일 낮 예배만 드렸다. 다른 모임들은 빠르게 줄여가는 과정이었고, 열심히 기도하고 낮 예배 한 번만이라도 드리자고 했던 게 이렇게 됐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방역당국은 교회 측이 잘못된 정보에 기인해 교인들의 입에 뿌린 ‘소금물’이 감염 확산을 촉발시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은혜의강교회 예배당에 설치된 CCTV를 판독한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이희영 공동단장은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한 이들을 소독한다며 교회측이 예배당 입구에서 교인들의 입에 분무기를 넣고 소금물을 계속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아 추가 환자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카이캄은 16일 회원교회와 목회자들에게 긴급서신을 발송하고,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들에게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을 당부하는 등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현재 카이캄 본부 사무실은 3월1~11일 재택근무를 시행했으며, 제41회 목사고시 면접 이후로 목사안수식까지 연기를 결정했음을 알려드린다”며 “엄중한 시기에 더욱 기도에 힘쓰며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카이캄 회원분들이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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