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마스크는 챙겨야 한다. 방송 리포트도 마스크를 한채 소식을 전해도 전혀 불경한 모습이 아니다. 회의가 있어 모이는 곳에도 으레 마스크를 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모여 사는 곳이면 언제나 있어 오듯이 생로병사는 계속된다. 결혼식은 아예 날짜를 미룰 수는 있으나 문제는 장례식이다. 사람이 죽는 날짜를 미룰 수만 있다면 좋을 일이지만 그럴 수는 없다. 아예 부고장만 돌리고 전화로 조문을 받는다고 한다. 곳곳에서 이런 풍속도가 바뀌어가고 있을 때 우리는 과연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봄이 어떨까 한다. 마스크를 하고 살자니 여간 불편 한게 아니다.
무엇보다 말을 할 때 의미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럴 때면 새삼 느끼는 것이 그동안 우리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너무나 많이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다. 그 중에서도 남에게 유익을 주거나 덕을 끼치는 말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는 것을 반성해야 할 것 같다. 마스크로 입을 가렸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는 할 말이 있어도 삼간다는 얘기이다. 남을 비방하고 욕하고 찌르는 말, 남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말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 하나님은 이제 좀 입을 다물라는 명을 내리시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