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끝나면? “교회 새로 개척한다는 심정”

  • 입력 2020.03.24 17:17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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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포 복음으로 섬겨온 한중사랑교회 서영희 목사 심경 고백

교회 운영 쉼터 ‘사랑의 집’, 방역·체온 체크로 코로나 확산 저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전국의 교회 역시 방역당국에 협조하며 예배의 형태를 달리하는 등 위기 극복에 나섰다.

특히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한국에도 바이러스가 전파된 탓에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에게까지 곱지 않은 시선이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생업 등의 이유로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보금자리 쉼터를 제공해 온 한중사랑교회(서영희 목사) 역시 큰 난관을 맞이했다.

한중사랑교회는 다문화정책 혜택의 범주에서 벗어나 정책의 그늘 아래 어려움을 겪는 중국동포들을 위한 다양한 섬김으로 중국동포 복음화에 앞장서왔다. 법무부로부터 지정된 동포체류지원센터와 사랑의 집(쉼터)을 운영해왔으며, 의료봉사, 법률상담, 노무 및 고충상담, 출입국 업무 지원 등의 사역을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발생한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현장 예배를 잠시 멈추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기세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다수의 성도가 중국으로 돌아가고, 남아 있는 성도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비상 시국의 엄중함에 막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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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 목사는 “사랑의 집에 머물던 동포들 중 일을 다니는 이들은 혹시나 자신 때문에 전염되진 않을까 우려되어 따로 거처를 마련해 나가기도 하고, 중국으로 귀국하기도 했다. 아직 이곳에 지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매일 방역하고, 수시로 체온을 재고 있지만 아무 증상 없이 모두 건강한 상태”라며 “혹시 모를 감염에 철저히 대비하는 가운데, 동포들 대부분이 거의 자가격리 수준으로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 주민들은 중국인들이 다니는 교회, 중국인들을 수용하는 쉼터라는 이유만으로 ‘감염자가 있을 것’이라는 오해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한중사랑교회는 교회 자체적으로 제작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CLTV’를 통해 매 주일 예배를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으며, 설교영상을 전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모여 뜨겁게 예배드리던 때만큼 신앙공동체의 결속력이 유지되지 못하는 한계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서영희 목사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교회를 새로 개척한다는 심정으로 기도하고 있다. 현장예배를 드리지 못하니 예배를 더욱 사모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예배를 드리지 못하다보니 신앙을 잃어버리는 분도 계신 듯 하다”며 “이 상황이 끝나면 어떤 양상이 될지, 영적 상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 같다. 현상에 따라 재정비해서 그에 맞는 사역을 펼쳐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고민은 비단 한중사랑교회에 국한된 것은 아닐 터. 언제쯤 ‘코로나 종식’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도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코로나가 지나간 뒤 흔들리고 무너지지 않도록 모든 교회들이 든든한 반석 위에 견고히 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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