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도가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 입력 2020.03.25 11:0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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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을 정치에 실현하겠다는 기독자유통일당이 불교 신도로 알려진 이은재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받아들이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지난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이은재 전 미래통합당 의원 입당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러자 즉각 반발이 터져나왔다. 이은재 의원은 불교 신도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신문이 2016년 8월19일자로 보도한 ‘20대 국회 정각회 전반기 회장에 주호영 의원’ 기사에는 ‘이은재(새누리당) 의원’이 정각회 감사로 선출됐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나아가 국회 정각회 회원 명단(2016년 7월12일 기준)에서도 ‘이은재(서울 강남구병)’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불교신문은 정각회에 대해 ‘불자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직원들의 신행모임’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은재 의원은 불교 방송 및 관련 신문 등을 통해 자신이 불교 신자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으며, 국회에서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사찰 음식을 국내외에 홍보하며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건국대 재학당시 불교 학생회를 조직했고, 18대 국회에서는 템플스테이 정착을 위해 앞장섰다는 증언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은재 의원 불교 신도 논란이 발발하자 기독자유통일당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은재 의원은 미래통합당 탈당 이후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의사를 밝히며 본인이 20여 년간 이상 기독교 신앙생활을 하였음을 밝혔다”며 “또한 기독자유통일당은 이은재 의원 출석교회에 질의하여 교인임을 확인한 후 입당을 수락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이은재 의원이 지난 24년간 성은감리교회(김인환 목사)에 출석하며 집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김인환 담임목사에게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은재 의원이 불교 신도로서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국회 입성을 위해 기독자유통일당을 선택했다면, 그리고 기독자유통일당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독자유통일당의 주장대로 이은재 의원이 20여년간 기독교 신앙생활을 해왔음을 인정한다 해도, 최근까지 정각회에서 임원까지 지내며 활동했던 모습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취사선택하는 것으로 보여져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행동임에도 분명하다.

이를 두고 한국교회에서는 “부처와 하나님을 겸하여 섬기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기독자유통일당은 제정신인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독자유통일당 사무총장 홍호수 목사는 당의 조치에 강력 반발해 당직거부에 돌입한 상태이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사무총장에서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무총장은 “이은재 의원은 2중 종교를 갖고 있었다는 것인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가 탄압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한국교회와 성도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 기독자유통일당이 아니라 이은재 의원이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히고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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