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의 새로운 대안예배, 서울씨티교회 ‘드라이브인 워십’

  • 입력 2020.03.27 09:1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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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동참하면서 ‘모이는’ 교회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씨티교회(조희서 목사)다.

서울씨티교회는 3월29일 주일부터 대규모 운동장에서 ‘드라이브인 워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드라이브인 워십’이란 주차장과 같은 넓은 공간에 각자의 자동차를 타고 입장하여 차에서 내리지 않고 FM주파수로 예배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방식이다. 이를 위해 서울씨티교회는 300대 규모의 운동장에 FM주파수 5개를 활용하여 음성 채널을 확보했다. 정부의 권고를 충족하면서도 오프라인예배와 다름없이 모여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위기상황의 새로운 형식의 대안예배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희서 목사는 “예배금지 행정명령 등 갈등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와 평화롭게 공존하며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교회 역시 오해받지 않으면서도 교인들의 불편과 필요를 모두 채워줄 수 있을까 깊이 고민했고, 그 결과가 바로 드라이브인 워십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모든 교회가 이런 예배를 드릴 환경은 되지 않지만 할 수만 있다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갈등 해결을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마침 저희 교회가 주일마다 사용하고 있는 넓은 주차장 공간이 있고, 차량을 300대 가량 수용할 수 있으니 간격을 두고 주차한 후 차 안에서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브인 자동차전용 영화관과 같은 예배의 형식”이라며 “예배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 음료수와 아이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축제와 같은 예배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교회를 개척할 당시 비닐하우스에서 시작했다. 철거당하기도 하고 쫓겨다니기도 하면서 오늘의 서울씨티교회로 성장했으니, 모이는 예배에 대한 가치는 여느 목회자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일까. 조 목사는 코로나19 확산세 가운데서도 정부의 감염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예배 참석 인원을 줄여가면서도 오프라인 예배를 고수해왔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먼저 수직적으로 바로 서야 한다는 예배관을 가진 그는 예배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모이는 과정 자체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의 일부라고 믿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해결되기까지 예배출석 인원을 매주 50%씩 줄이겠다고 생각한 조 목사는 3월8일 주일예배 참석인원 300명을 15일 200명으로 줄였고, 지난 22일에는 100명으로 출석을 제한했다. 예배당 내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준수하기 위해서다. 오는 29일에는 50명으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드라이브인 워십’으로 인해 모든 성도들이 함께하는 총동원 예배를 기쁨으로 드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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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목사는 “미국의 어느 목사님이 야외에서 예배드리는 영상을 SNS에 올린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즉시 FM송수신 시스템을 수소문해서 야외예배가 가능한 환경을 세팅했다”며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예배를 드리니 감염 위험이 없고, 모든 성도들이 함께할 수 있으며, 하나님께 온전한 예배로 기쁨을 올려드릴 수 있어 모든 것을 충족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교회가 드라이브인 워십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정부의 권고를 지키면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활용하면 ‘역전과 반전’의 하나님은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하신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사람들이 교회를 보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그런 일들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염 위험으로 집에서 영상예배를 드리던 성도들 중 상당수가 편안함에 젖어 더 이상 예배당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서울씨티교회가 시도하는 ‘드라이브인 워십’은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모이는 교회의 가치를 지켜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의 새로운 예배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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