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부활절연합새벽예배 대신 메시지 발표로 갈음키로

  • 입력 2020.03.31 14:3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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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부활절이 4월12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가 부활절연합새벽예배 대신 ‘메시지’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교회협 부활절예배는 메시지 발표로 대신할 예정이다.

교회협은 3월26일 ‘2020년 부활절 연합새벽예배를 내려 놓으며-“멈춰라, 성찰하라, 돌이키라”’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교회협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부활절 공동메시지를 묵상하며 부활의 산 소망의 증인이 되기로 했다”면서 “가슴 아픈 결단입니다만, 이것이 수난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생명의 담지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신앙고백적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방역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방역의 주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국민의 생명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모이는 교회’의 현장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다면, 방역당국의 요원들을 감시자가 아니라 안전 도우미로 인식하고, 오히려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초대하고 격려하며 함께 안전한 예배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방역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방역의 주체로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상호존중의 자세로 함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방역당국은 한국교회를 방역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관리하며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교회를 지역사회 방역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 더 가까이 대화하고, 과학적 예방정보를 나누며 공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생활방역단계에서는 종교·시민사회가 방역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방역당국은 이 점을 명심하고 지역교회를 포함한 종교·시민사회와 공동의 생활방역시스템을 구축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교회협은 “한국교회는 조직체계상 중앙집권적 상명하달체제가 아니라 지역교회가 대의적 의사결정과정과 실행에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체제이다. 그 안에는 수평적이며 민주적인 다양성이 공존한다. 한국교회의 이 같은 특성이 지니는 대중적 변혁적 역동성을 가지고 생명의 안전을 위해 일심동체가 되어 나가므로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이런 상황에서 특정 교회의 현장예배 행태와 몇몇 교회의 집단감염을 모든 한국교회로 일반화하여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하는 일부 언론과 방역당국의 언행은 주의를 요한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저항하는 특정 교회의 집회에 대한 방역당국의 제재를 종교탄압으로 일반화하여, 교회 대중을 자극하는 교회지도자들의 언사도 자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교회협은 “코로나19 방역전쟁에서는 한 사람, 한 교회가 매우 중요하다. 세상 속에 존재하며 세상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교회가 고립된 섬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내려 놓으며, 한국교회가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복음과 성령의 빛 아래서 우리의 삶과 사역을 성찰하며, 생명의 길, 좁은 길로 돌이킬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한편 교회협이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내려놓기로 한 결단은 존중하지만, 여기에 대해 옳고 그름이라는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불필요한 논쟁과 분리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활절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을 ‘올바른 신앙고백적 행위’라고 자칭함에 따라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자 열망하는 교회들은 ‘그릇된 행위’를 하는 것으로 치부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기독교에 있어서 부활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며 서로 정죄할 것이 아니라 배려하고 존중하는 때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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