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거대 여당 탄생에 “야당 책임이 크다” 질책

  • 입력 2020.04.19 13:35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유래가 없는 거대 여당의 탄생으로 야당들은 물론 여당조차도 당황하는 눈치다. 헌법 개정을 제외한 국회의 거의 모든 의사결정이 여당과 진보권 정당들의 연합으로 견제 없이 처리될 수 있는 상황에 보수권 야당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지난 17일 ‘거여 어떻게 국정을 이끌 것인가? 무한 책임의 실험대에서 피할 수 없다.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매우 긴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먼저 언론회는 “의석수로 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80석은 단독으로 어떤 법안이라도 통과시킬 수 있으며(헌법 개정은 빼고) 국무총리, 대법관, 헌법재판관 임명 동의와 국회의장,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고 현실인식을 전했다.

언론회는 “이번 총선이 거대 공룡 여당을 만들어 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며 “현 야당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수의 입장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중도’니 ‘통합’이니 섣부른 감성에 사로잡혀 총선 국면을 망친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현 정부와 여당을 심판해야 할 것을, 야당을 심판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며 “정말 야당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언론회는 “앞으로 거대여당의 행보가 매우 주목되며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그렇지 않아도 현 여당을 ‘오만한 집권 여당’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야당의 눈치나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법안도 처리 가능한 정당이 된 진보 여당이 행할 일들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라며 “그 거대 여당을 등에 업고 나머지 2년 동안 문재인 정부의 국정 행태가 국가의 근간을 어떤 식으로 바꿔놓게 될지도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문 정권은 소득주도성장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소상공인들이 거의 몰락에 이르렀으며, 지나친 친북·종중 정책과 전통적인 우방과의 거리 두기로, 국제간의 신뢰와 안보와 외교의 문제를 가져왔다”며 “또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산업의 붕괴를 가져오고, ‘내로남불’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준엄한 평가나 심판은 묻히게 되고 말았다. 매를 맞아야 할 사람에게 매를 때려달라고 더 큰 몽둥이를 들려준 셈이 아닌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정부와 거대 여당은 자만해서는 안 된다. 비록 의석수에서는 5분의 3을 차지했지만 범진보의 투표율은 52.94%인 반면 범보수는 43.71%를 차지해 실제적으로 보수의 세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라며 “독주와 독선과 독단할 생각을 버리고, 모든 일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며, 우리 사회 근간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입법 활동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거대 여당으로 국민통합과 화합에 앞장서 주기 바란다. 삼권분립이 모두 깨진 것과 같은 상황에서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입법부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언론회는 한국 기독교에 대해 “기독교는 언제나 애국이요, 나라 사랑에 앞장서 온 터이므로, 현 정권이 잘하는 것은 지지하고 협조하며, 더 잘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보의 거대 여당이 탄생하므로 당장 차별금지법을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독소조항이 여러 개 있으며, 기독교를 옭죄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독교의 가치관과 활동을 제한하는 많은 법률들이 거대 여당을 통하여 끊임없이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책과 일치된 모습으로 방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우리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소망이 있다. 성경에서 다윗왕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압살롬에게 가서 붙었으나, 다윗은 하나님을 의지하여 그 반역을 물리치게 된다”며 “우리는 세상의 권력보다 하늘의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절묘하게 역사를 움직여 가심을 믿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나라를 만들어 가심에 소망을 두어야 한다. 이제는 나라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하고, 기독교 가치관을 지켜 가기 위해 순금같은 믿음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고 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