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천민으로 살고 있다

  • 입력 2020.05.21 10:3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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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왜 천민(賤民)인가를 증명해 보이는 불행한 일이 또 일어난 것 같다.우리가 시대적으로 천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직도 면전에서 언어폭력과 물리적 폭력을 특정한 신분의 사람에게 마음 놓고 가해도 된다는 것과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근자에 서울의 어느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결코 한 사람의 인생문제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계속되는 폭력과 폭언에도 입주민 가운데는 어느 한사람 경비원의 편이 되어준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입주민들의 암묵적 동조에 힘을 얻어 나날이 폭력이나 폭언은 그 도를 더해 갔을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결국 한 사람이 죽고 나서야 입주민들은 앞 다투어 ‘좋은 사람이었다.’느니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다.’는 등의 하기 좋은 말, 듣기 좋은 말들을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내뱉고 있다. 참으로 우리 사회의 가증스런 일면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는 ‘이웃이니까’,‘이웃과 척을 지고 살 필요는 없으니까’,‘어차피 경비원은 우리가 고용한 사람이니까’ 하는 등의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무시하고 멸시했을 그 천민사상이 무섭도록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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