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의 회복, 다음세대 신앙의 열쇠는 결국 부모다

  • 입력 2020.05.27 15:5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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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없이 맞이한 예배환경의 변화…신앙생활도 ‘뉴 노멀’ 예고

한국교회가 5월31일을 회복의 날로 선포하고 현장예배로의 복귀를 꾀하고 있으나 주일학교 아이들은 언제쯤 다시 교회를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전국 교회들의 현장예배도 다시 시작됐으나 참석 인원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다. 결론적으로 기존에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던 성도들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예배당 문턱을 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주일학교 현장예배의 재개는 학교 등교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방역지침을 스스로 준수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특성상 하루 종일 마스크를 벗지 않은 채 친구들과 거리두기를 강제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학교에는 담임선생님이 있고, 주일학교에도 담당교사가 있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한 사람이 여러 아이들을 케어해야 하는 상황은 자연스럽게 우려를 낳는다.

이러한 가운데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지난 24일 주일학교를 개방해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병행해서 드렸다. 이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시행되어 온 고강도의 방역지침 준수 원칙에 의해 가능했다는 평가다. 사랑의교회는 주일예배는 물론 주일학교 등 성도들과 학생들이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분 등을 확인받아야 한다. 발열체크와 손소독제 사용 등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속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뉴 노멀’(새로운 표준)로 칭해지는 전혀 새로운 일상이 예견되는 가운데 언제까지 주일학교를 닫아놓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우리가 기울여야 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공동체의 예배와 찬양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받아야 할 우리의 미래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미래 또한 결국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신앙고백에 동의한다면 주일학교의 문은 당장이라도 다시 활짝 열릴 수 있다.

마스크를 쓰고 주일학교 현장예배에 모인 미취학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녀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는 것일까? 맹목적인 신앙에 사로잡혀 위험한 곳에 자녀를 방임하는 무책임한 부모인가? 스스로 방어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쉽게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각 사람의 심령을 꿰뚫어보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스스로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이 보고싶고 친구가 좋은 아이들은 다시 주일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는 부모들이 온라인 영상예배를 택하면서 아이들은 자연히 가정에 머물게 되고 만다.

교회 입장에서도 주일학교 현장예배를 다시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선뜻 꺼내기 힘들다. 아이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내세워 목소리를 높이면 교회 안의 그 누구라도 당해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쇠는 부모다. 아이 부모들이 다시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예배당의 문턱을 넘어야 진정한 현장예배의 회복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교회와 성도들의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일각에서는 젊은 부모들을 향해 솔직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혹여나 본인들이 온라인 영상예배에 익숙해져 아이의 주일학교까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람의 습관을 변화시킨다는 3주는 훌쩍 지나 많은 이들이 ‘편안한’ 주일예배를 경험했고 이미 익숙해져 버렸기에 더욱 그렇다.

코로나19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예배당은 한산한 반면 캠핑업계는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 자연 속 캠핑장을 찾은 사람들은 그동안 주일예배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아침을 맞이하며 텐트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예배를 드렸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주일 아침에 가정에서 영상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린 후 오후에 자녀들의 손을 잡고 쇼핑센터로, 관광지로, 맛집으로 찾아다니며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비하는 신앙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들에게 예배당에서의 주일성수는 회복될 수 있을까.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이하게 된 예배환경의 변화는 미래 신앙생활에서도 ‘뉴 노멀’을 예고하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경험한 대로 행동한다. 코로나19의 매우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일그러져버린 우리의 신앙생활을 함께 경험하고 있는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신앙생활을 해나가게 될 것인지 우려와 함께 주목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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