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듣지 않는다

  • 입력 2020.07.02 11:2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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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나라의 정치는 목소리가 그리 크지 않다. 조용하면서도 힘이 있고, 듣는 이 또한 겸손한 마음으로 경청을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것을 새겨서 듣는다는 것이다. 내 말이 옳다고 생각하면 남의 말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다. 그것이 품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고 신사다운 자세이다. 자신의 품위는 물론이고 남의 품위까지도 생각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우리가 과거에는 그러했다. 어느 땐가는 우리도 참 조용했고, 신사 다웠고, 품위가 있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권도, 사회도, 가정도, 이웃도 어디에서도 그런 품위를 지닌 사람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참으로 이상한 것이 가진 사람으로서, 또 배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존경을 받을 만한 인물이 스스로 나라의 지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더더욱 없다는 점이다. 무척 서글픈 이야기이다. 지금 이 나라의 국회는 아무도 남의 말 듣는 이가 없다. 원(院) 구성 문제를 놓고도 그러하거니와 추경예산 심의에 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들 자기 말만 한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 무슨 말이든 나하고는 상관이 없단다. 오직 내가 제일 잘난 사람이라는 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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