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하는 마음

  • 입력 2020.07.17 13:0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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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환 목사.jpg

조예환 목사(갈보리교회)

[프로필]

▣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 역임

▣ 한국기독교영풍회 대표회장 역임

▣ 부천 세이레기도원 원장

 

참으로 힘겹게 신학교를 다니던 청년시절 본 교회에서 부흥회가 열린다는 광고가 나왔다. 너무나 은혜를 사모 하던 마음이 뜨거웠기에 내 머리 속에는 ‘어떻게 하여야 내가 가장 큰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말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차비가 없어서 어디든지 늘 걸어 다녀야 했고 먹을 것이 없어 차라리 금식을 하고 있는 날이 먹는 날 보다 더 많은 형편이었다. 그저 시간 나는 대로 공사장에서 일을 하여 등록금을 겨우 모아서 늦게나마 등록하고 밤새 야간 경비를 서고 온갖 노력을 해도 가난을 벗어나 지 못하는 처절함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라도 있다면 아낌없이 하나님께 다 드릴만한 사랑은 있는데 가진 것이 없는 안타까움을 안고 내내 마음만 쓰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은혜를 받을까… 뭔가 하나님께 감동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잠이 오지 않았다. 고민하는 새 어느덧 부흥성회가 내일로 다가왔다. 도저히 이대로 성회가 열리면 안 될 것 같아 밤잠을 못자고 뒤척이는데 번뜩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맞다!!! 지금 가서 아무도 몰래 교회청소를 깨끗이 해두는 것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가 지나고 있다.

빨리 가서 청소를 하면 새벽기도시간까지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 내가 섬기던 교회는 사찰집사님이 교회를 관리하셨고 본당만도 500석은 되어서 혼자하기 힘든 청소이니 내가 그것을 한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 같았다. 할 일을 찾은 기쁨에 나는 거의 숨도 안 쉬는 것처럼 힘껏 교회로 달음질쳤다. 숨을 헐떡이며 본당 앞에 이르렀을 때 이게 무슨 일인가? 본당 문이 삐그덕 열리며 팔순이 다 되신 노권사님께 서 이미 청소를 다 끝내고 마지막 대걸레를 빨기 위해 나오시는 것이었다. 아마도 초저녁부터 하신 것이리라. 나는 정말 너무나 기가 막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버렸다. 그리고 힘겨워 숨을 색색 내쉬며 온유하게 웃으시는 그 권사님이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드디어 부흥성회가 열리고 나는 간절히 사모한 만큼 큰 은사를 선물로 받았다. 그 노권사님이 은혜를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구원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자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그러나 은사는 간절히 사모하는 자의 것이다. 은사는 신앙생활의 도구와 같아서 받으면 매우 편리한 것이다. 우리교회도 봄가을 부흥회가 열리고 가지가지 이야기 거리가 많다. 그러나 동일한 한 가지는 사모한 사람만이 이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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