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또 다른 가해(加害)다

  • 입력 2020.07.17 13:2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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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우리나라가 자살공화국이라고 는 하지만 명색이 한성판윤(漢城判尹) 이라고 하는 이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도 서울의 살림을 맡아 책임지고 이끌고 나가야 할 중차대한 임무가 그렇게 가벼운 것이었나 하는 생각에 어이를 상실할 것만 같다. 그렇게 쉽게 죽음을 결심한 것도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그의 속내 는 다 헤아리기 어려우나 그리 쉽게 책임을 포기하면 뒤에 남은 사람이 받을 고통은 결코 적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들리는 말로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그의 잘못된 행적 가운데 한 가지가 경찰에 접수되었다고 한다(확인은 할 수 없지만).

그 자신 나름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공적과 명예가 일순간에 무너져 내릴 것을 예상하면 앞이 캄캄 했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그래서 일면 수긍이 간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언제부터 인가 우리 사회가 자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신상털기와 협박 등 인격살인을 전혀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경우가 많다. 염려되는 것은 고소인에 대한 제2, 제3의 가해다. 피소된 사람은 이미 없으니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볼 수도 없고, 쏟아질 고소인에 대한 가해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할지 그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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