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서대 설립자 일립 강태국 박사 22주기 추모예배 드려져

  • 입력 2020.07.24 14:0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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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서대학교 설립자 고 강태국 박사 제22주기 추모예배가 7월24일 오전11시 서울 노원구 한국성서대학교 로고스홀에서 드려졌다.

이날 추모예배에는 강태국 박사가 걸었던 발자취를 따라 새문안교회와 사단법인 한국복음주의선교회, 중앙성서교회, 성서대 관계자 등 그를 기억하고 기리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정선 목사(교목실장)의 사회로 드려진 예배는 홍설자 이사(한국복음주의학원)가 기도하고, 최정권 목사(성서대학교회 담임)가 요한복음 7장1~9절을 본문으로 ‘세상에 나타내소서’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최 목사는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그가 어떤 사상과 사명을 가지고 70여년 전에 성서대를 세웠는가. 하나님이 어떻게 학교를 인도하셨는가를 생각하기 위함”이라며 “하나님이 강태국이라는 한 사람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하셨는가. 그분의 후예로 선 우리에게 어떤 일을 하실 것인가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1970년 말에 강 박사님을 처음 뵀다. 20대의 내 눈에 처음 비친 강 박사님은 지독한 고집쟁이였다. 시대에 뒤떨어졌고, 아집이 강해서 조금도 고집을 꺾지 않아서 더 발전할 수 있는 학교를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왜 우리 학교는 세상에 드러나지 못할까라는 것이 나의 의문이었다”면서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분이 옳았다는 사실이 온 세상에 증명됐다. 단순한 인간적 고집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좁은 길을 가기 위한 모습이었다고 생각된다”고 깨달음을 나눴다.

이어 “그는 그 어떤 그룹에도 들어가지 않고 스스로 철저하게 소외시킨 사람이었다. 유명할 수 있었으나 스스로 유명해지는 길을 가지 않았다”며 “좋은 목회자와 설교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좋은 목회자와 설교자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학교의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최 목사는 “성서대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일꾼들이 배출됐는지 모른다. 성서대 출신들이 얼마나 목회를 잘하는지, 간호사들이 얼마나 성실한지, 유치원과 사회복지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하나님의 시간이 되니 하나님의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 들어올 학생들이 능력과 영력, 통찰력을 갖도록 기도하자. 하나님의 말씀의 더 깊은 신비를 알고 나아갈 수 있는 학생들로 길러내자”고 요청했다.

반종원 목사(이사장)의 축도에 이어 인사말을 전한 총장 강우정 박사는 “설립자는 굉장히 험악한 삶을 사셨다. 일제강점기와 해방의 혼란기, 6.25사변와 4.19, 5.18 등 역사의 부침 속에 살았다. 그는 날 때부터 가난했으며, 학연과 인맥도 없었고, 고향에 대한 애착도 없었다. 오직 예수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강 박사는 “그는 오로지 주님만을 위해 삶을 바쳤다. 가족조차도 주를 위해서라면 뒷전이었다. 평생 주님만을 바라보는 험악한 외길을 걸으셨다. 우리 성서대는 설립자의 이런 면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의 정체성과 좌표의 연원이 거기에 있다”면서 “우리의 현재가 힘들고 누군가는 우리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하나 되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이 이 대학을 세운 뜻을 따라 앞으로만 나아가는 성서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강태국 박사는 1904년 제주도 출생으로 1929년 독립운동 사건으로 투옥된 바 있으며, 평양숭실전문학교 영문과와 일본 고베중앙신학교를 졸업했다. 1936년에는 전남 광주에서 교역 중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투옥되어 4년을 지냈다.

이후 중국 만주와 미국 조지아주를 거쳐 1950년부터 새문안교회 담임목사로 섬겼으며, 1952년에 사단법인 한국복음주의선교회를 창설했고, 한국성서학원도 세웠다. 1958년에는 중앙성서교회를 설립해 담임목회로 섬기다가 1982년 원로목사로 추대됐으며, 1998년 소천했다.

그가 남긴 ‘당년에 거두려거든 곡초를 심고, 십년에 거두려거든 나무를 심으라. 백년에 거두려거든 사람을 심고, 영원히 거두려거든 복음을 심으라’는 일립정신은 한국성서대학교와 후손들의 정신에 아로새겨져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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