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로 올라간 소

  • 입력 2020.08.14 10:3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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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50일을 넘게 장마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이 유사 이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기록으로만 봐도 가장 늦게 끝나는 장마가 될 것 같다는데, 한 번 휩쓸고 간 수마(水魔)는 그 공포가 가시기도 전인데,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하니 더욱 현지 주민들의 오금을 저리게 할 것같다. 영호남 사람들의 젖줄이자 삶의 터전인 섬진강의 둑이 무너져 이만저만한 피해를 입힌 게 아닌 것 같다. 졸지에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는 참으로 나오느니 한숨뿐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지자체나 정부도 아마 정신 못 차리기는 마찬가지일것이다. 그저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서 동원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하루빨리 복구를 마치고 이재민들이 밝은 모습으로 오는 가을을 맞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저런 어두운 모습들뿐인 수해현장에 잠시나마 우리를 웃음 짓게 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떴다. 축산농가에서 기르던 소들이 물이 빠지고 있는 집들의 지붕 위에 서 있는 장면이다. 물론 집이 침수될 때 물 위를 떠다니던 소들이겠으나, 살기 위해 악전고투 끝에 물에 잠긴 지붕 위에 안착을 했으니 새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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