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회장, 장로 퇴임하며 2000만원 기부해 귀감

  • 입력 2020.10.26 21:3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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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회에서 원로추대… 마지막까지 나눔 실천

‘방산비리’ 무죄에도 눈총 따가워 하나님께 ‘송구’

회사 돈 교회에 기부‧대여해 횡령 처분에도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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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그룹 이규태 회장이 교회에서 은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과 희망을 실천했다.

지난 10월 25일 38년 동안 몸담아온 본교회(조영진 목사)에서 원로장로로 추대된 이 회장은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작은교회의 목회자들에게 1000만 원을 기부했다. 또 일평생 교육을 통해 인재양성에 힘써온 이 회장은 대학생 등 다음세대 6명에게 장학금 1000만원도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으로 살아온 이 회장은 1983년 본교회(구 돈암동교회)에 입교해 1992년 장로가 된 후 담임 목사가 갑자기 소천하고 교회당이 화재로 전소되는 막막한 상황에서도 교회를 끝까지 지키며, 시련을 딛고 교회당 건축을 이뤄낸 믿음의 용사였다.

특히 그는 2001년 교회건축위원장을 맡아 130억 원에 이르는 건축비를 감당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30억 원을 헌금했다. 그래도 건축비가 모자라자 개인 회사 돈 80억 원을 이자도 없이 빌려주기까지 했다. 회사 사무실도 교회 내 전세로 입주해 부족한 재정을 매웠다. 그러나 이일로 이 장로는 큰 시련을 겪었다. 법률적으로 회사 돈을 배임, 횡령한 혐의로 두 차례나 형사처분을 받았다. 대여해 준 돈을 받는 과정에서 교회를 이용해 돈세탁했다는 오해를 받았으며, 조세 포탈 등 각종 의혹에도 시달려야 했다.

이 모든 것이 교회를 위한 헌신에 비롯된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 명예는 아무리 짓밟혀도 괜찮지만 저로 인해 교회와 하나님께 누친 것이 송구스럽다”며 언제나 교회를 먼저 생각했다.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꿔온 이 장로는 복지재단과 일광학원 설립, 대종영화제 조직위원장 등 기업의 이윤을 어려운 이웃과 사회로 환원하는 일에도 앞장서 서울시 자랑스러운 시민상과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성북구 산타’로 불릴 정도로 이웃을 섬기는 일에 돈을 아끼지 않았지만 2015년 1,100억 원대 방산 비리 혐의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1년 7개월간의 공판 끝에 핵심인 방산 비리와 재산 해외 도피, 세금 탈루 등은 무죄를 받았지만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이런 시련을 겪고도 그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날 은퇴식에서 “그 어려운 사건을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제 인생에서는 영광의 시간이었다.”면서 “아직도 해야 될 많은 일들이 교회 안팎에 있기에 보람 있게 저의 역량과 시간을 사용하면서 충실하게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경찰대(간부후보 29기)를 졸업한 그는 국내의 굴지의 방위산업을 일으켜 일광그룹을 만들었고, 교육과 대중문화, 사회복지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일광학원 이사장, 일광복지재단 이사장, 2013 2014 대종상영제 조직위원장, 성북문화재단 이사 한국성결신문운영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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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회와 성도는 이날 추대식에서 교회 발전에 공헌한 이규태 장로와 부인 유순남 권사에게 ‘본교회’ 이름이 새겨진 백금 반지를 전달했으며, 당회와 안수집사회, 권사회, 성가대, 청년회, 교회자회 등 거의 모든 기관이 정성스러운 선물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지만 이규태 장로의 마지막 퇴임식에는 교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와 이정익 실천신대총장 서울신대 황덕형 총장, 유석성 전 안양대 총장, CCM 가수 송정미, 각계각층에서 함께했다.

 

한기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은 “지금까지도 잘 하셨지만 은퇴 후에 하나님께 더 가까이, 사회적으로도 더 오르고 의미 있는 삶을 살 것”을 주문했다. 김동호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와 미국 새생명비전교회 강준민 목사 등도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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