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10명중 4명 하루에 기도 한 번 하지 않는다

  • 입력 2020.11.03 22:0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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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적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20~30년 후에는 종교심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비교적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장합동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8월13~20일 8일간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연구/분석한 결과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이날 ‘예장합동 총회장·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 특별기자회견’에서는 ‘WITH 코로나19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결과 보고서Ⅱ’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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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종교인을 대상으로 하루 종교생활을 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전혀 하지 않는다’가 41.4%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 코로나시대 신앙생활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종교인 10명 중 4명은 평소 개인적인 종교생활인 기도조차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 그나마 기도와 성경 읽기, 종교 관련 온라인 콘텐츠 보기 등 개인적인 종교생활을 조금이라도 하는 응답자는 50.6%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종교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종교활동이다. 전체 종교인에게 코로나19 발생 후 온라인으로 예배/미사/법회에 참여하거나 종교 관련 공부나 행사를 온라인으로 참여한 경험을 질문한 결과 37.5%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종교별로는 개신교인이 62.6%, 가톨릭교인이 33.4%, 불교인이 11.7% 등으로 나타나 종교 중에서는 개신교인이 온라인 종교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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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온라인 종교활동을 통해 종교인들이 받은 느낌은 어땠을까? 종교인들에게 온라인 참석 느낌을 질문한 결과 ‘현장에서 참석하는 것보다 못했다’는 응답이 49.1%, ‘집중이 안됐다’가 27.8%로 집계됐으며, ‘생각보다 괜찮았다’ 45.8%, 재미있었다 5.6%로 나타났다.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더 높았다.

개신교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인식을 조사한 분야에서는 개신교가 사회를 위해 가장 힘써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문항에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60.6%로 가장 높게 나왔고, ‘사회적 약자/구제/봉사’가 49.6%로 뒤를 이었다.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1위로 지적된 것은 개신교가 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우리 사회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에 앞장서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가 하면 개신교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는 ‘사회와의 소통/사회적 공익 추구’가 24.7%로 가장 높았고, ‘불투명한 재정 사용’ 19.0%, ‘교회 지도자들의 삶’ 16.9%, ‘타 종교에 대한 태도’ 14.0% 등으로 이어졌다. 좀더 들어가 개신교인들은 ‘교회 지도자들의 삶’의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꼽은 반면 비개신교인들은 ‘사회와의 소통/사회적 공익 추구’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민들이 한국 개신교를 향해 그리고 있는 바람직한 미래상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52.4%)와 ‘사회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49.7%)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우리의 일상은 변화될 수밖에 없고, 이미 많이 변화되었으며, 앞으로도 수없이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국민들은 ‘물건 구입’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57.7%로 가장 높았고, ‘회의/미팅’도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하지만 ‘종교 행사’만은 코로나19 이전의 대면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이 41.1%로 다른 항목과 달리 가장 많이 집계되어 기존의 현장예배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다양한 조사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종교심은 20~30년 후에 어떻게 변화될까? 국민들 36.2%는 ‘지금보다 약화될 것 같다’고 응답했고, 37.8%가 ‘지금과 큰 차이 없을 것 같다’고 응답한 반면 ‘지금보다 더 깊어질 것 같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특히 종교별로 개신교인의 50.0%가 미래 종교심이 ‘지금보다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가장 쇠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종교 1위는 ‘개신교’(44.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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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사 결과를 받아든 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는 세 가지를 잘못했다.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면서 “한국교회는 조금 더 사회와 소통하고 대화하며, 사회적인 필요를 들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는 이웃 사랑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소 목사는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흐름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거대한 문명의 대격변기를 맞아 초대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교회 전통과 제도에 치우쳤던 과거와 달리 순수한 진리와 생명, 영성의 세계로 돌이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온택트를 넘는 영택트(영적인 컨택트) 문화와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소 목사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영적인 존재요, 만남을 갈망하는 존재다. 한국교회가 인간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터치하는 영택트 시대를 여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화려하고 좋은 영상인 것 같아도 영혼의 뜨거운 온도와 열정이 없으면 감동이 없다. 교회와 목회자가 정말 생명존중, 영혼사랑에 대한 뜨거운 가슴을 소유해야 한다”면서 “그럴 때 온라인 안에서 진정한 영혼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교회에 저항하고 거부하던 사람들이 교회에 관심을 갖고 교회에 돌아오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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