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보리교회 창립 32주년 조예환 목사 특집인터뷰

  • 입력 2020.11.26 08:2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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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갖게 된 여유… 30년 설교 원고 정리해 “오히려 얻은 게 많아”

\ “나의 세가지 확신,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나와 함께하신다. 하나님은 나를 도와주신다.”

“나에겐 하면 할수록 자신이 없는 것이 목회다. 갈수록 설교가 조심스럽고 두렵고 떨린다.”

갈보리교회를 개척하여 32년. 건강한 교회를 세우고 행복한 성도들과 함께 목회하고 있는 조예환 목사는 의외의 고백을 털어놓았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부흥사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조 목사의 입에서 말씀 선포가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말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확인이라도 하듯 조 목사는 “목회를 처음 시작할 때는 성경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공부했기에 스스로 많이 안다고 생각했고, 성경에 대해 누가 나에게 와서 물어보면 다 가르쳐줄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지금은 누가 물어볼까봐 겁이 난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라고 재차 분명히 말했다.

조 목사는 “이제는 주일에 강단에 올라가기 전에 준비한 말씀을 다시 보고, 이 말씀을 전하는 것이 맞나 싶은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과연 ‘이대로 선포되어도 되나’ 더 신중해지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면서 “결국 그동안의 목회는 내가 해온 것 같았지만 내가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더욱 느낀다.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하나님이 하셨다. 무지한 나를 불러 감동을 주시고 이토록 사용해주신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다”고 솔직한 심경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코로나가 준 뜻밖의 유익”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말씀 선포’가 가장 어렵고 두렵다는 조예환 목사는 지난 30여년 동안의 목회에서 예배와 말씀에 가장 중점을 둬왔다. 구제와 선교, 교제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예배와 말씀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회적 신념 때문이다.

갈보리교회에서의 예배 외에도 부흥사로서 전국과 세계를 다니며 말씀을 선포하고 있는 조 목사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한 방대한 설교 원고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최근 30년 넘게 선포해왔던 그동안의 원고들을 정리하는 대 작업을 마쳤다.

조예환 목사는 “나는 코로나 덕분에 뜻밖에 굉장히 얻은 것이 많다. 평소엔 부흥회 일정이 너무 많아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며 말씀 선포하기 바빴는데 코로나 때문에 집회가 어렵게 되니 그동안의 설교 원고들을 분류하고 정리할 수 있게 됐다”며 “어떤 설교를 어떻게 해왔나 살펴봤고, 사무실에 앉아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이것 가지고 그렇게 자신감 있게 했나’라며 웃기도 한다. 그리고 지난 목회의 시간들, 또 자신의 삶에 함께 하시며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해 깊이 묵상하며 지난 이야기들을 재생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코로나가 준 잠시 멈춤의 시간들은 그렇게 많은 것들을 깨닫고 얻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을 버리면 오히려 구원하리라”

조 목사는 전도사 시절 갈보리교회를 개척했다. 너무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시작한 개척이라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도 기적과 같았다. 그저 “여기가 교회자리다”라는 응답을 받았기에 다른 아무것도 따져보지 않고 그 자리에 개척부터 했지만 현실은 막상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했다.

오직 기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그저 하나님께 매달리고 부르짖으며 몸부림했다.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 40일 금식기도도 했지만 대단한 응답이 있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이렇다 할 응답도 받지 못했고 환경이 변화되는 기적도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목회는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 지쳐서 도망칠 생각이 들 때도 있었으나 하나님이 주신 확신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조 목사가 지금도 설교 때 마다 강조하는 세 가지 확신은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 하나님은 나를 도와주신다”는 것이다. 현실은 마치 하나님이 나를 외면하고 계신 것 같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러나 이 확신이 확실했기에 그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결국 돌아보면 모두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 뿐 이라는 결론이다. 그리고 함께 갈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 짧지 않은 시간을 달려올 수 있었다는 조 목사는 모든 것이 돌아보면 감사할 것뿐이라고 말했다.

“나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10년”

은퇴까지 10년, 조예환 목사는 “이 시간을 나를 점검하는 10년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목회를 해오면서 설교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경을 봤다는 그는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성경말씀을 정독하고 싶다고 했다. 조 목사는 “이제는 자꾸 성경이 나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래서인지 근래의 설교 패턴이 나 스스로에게 하는 설교로 바뀌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래서 두렵다는 조 목사는 “나에게 남은 10년이란 목회의 시간은 조심스러운 떨림의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10년으로도 만들어가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나의 목회는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교인들을 억압하기도 했을 것이고, 하지 말라는 것들과 지키라는 것들이 많아서 힘들었을 것이다. 돌아보면 그동안 내가 너무 옥죄이지 않았나 하는 마음의 갈등 같은 것도 솔직히 조금 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여전히 말씀대로 준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후회하지는 않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사회적 입장과 생각들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세상과 너무 동떨어지게 살기를 강요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일면 마음 아픈 면도 있다”고 속내를 내보였다.

그리고 “나 다음 목회자가 온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하는 삶이 되면서도 현 시대와 조화롭게 맞춰가는 목회자가 세워졌으면 좋겠다. 말씀 안에서 시대와 발맞춰 목회할 수 있는 목회자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자세와 생각으로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10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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