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복음은 인간이해를 토대로 삶의 고리와 연결되어 있다”

  • 입력 2020.12.24 10:1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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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학대학교 글로벌사중복음연구소(소장 최인식 교수)가 지난 21일 서울신대 100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2020 제15회 사중복음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중복음과 순교영성’이란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는 교회사와 신학의 관점에서 사중복음과 순교의 본질적 이해를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으며 올해를 끝으로 정년 은퇴하는 주승민 교수(역사신학)와 최인식 교수(조직신학)가 발제자로, 논찬은 황훈식 박사(서울신대 외래교수)와 강원돈 박사(전 한신대 교수)가 맡았다.

이날 ‘안디옥의 감독 데오포로스 이그나티오스의 순교영성에 기초하여’란 주제로 발제한 주승민 교수는 초대교회 순교자들 중 한 명인 안디옥의 이그나티오스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그나티오스는 트라이얀 황제 당시 37년 간 안디옥의 감독으로 사역하다가 로마의 콜로세움으로 끌려가 107년 경 순교 당한 인물이다.

주 교수는 사중복음의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신학적 견해들이 이그나티오스의 신학 사상에 깊이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를 요한복음에서 찾은 주 교수는 “사도요한의 사랑을 받는 제자였던 이그나티오스는 요한의 인간 변형에 대한 이해에서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사중복음 전도 표제가 모두 인간 이해와 접목되어 있다. 특히 중생과 성결은 인간의 직접적인 변형을 강조함과 동시에 신유를 통한 인간 변형의 객관성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주 교수는 사중복음이 삶의 순환 고리로 연결되고 있다는 부분도 증명했다.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 인격성을 중생과 성결이 강조한다. 신유는 그 파생 열매로서 건강한 삶을 보장한다”며 “동시에 크리스천이 중생과 성결의 단계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 세상의 죄악이 결국 하나님의 심판이란 미래의 사건으로 다가오며, 이는 다시 미래 사건의 정점으로 다시 오시는 재림의 예수를 기다리는 구조를 만든다. 재림마저도 인간의 실존적 문제와 연결점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사중복음은 ‘인간 치유’ 혹은 ‘인간 회복’의 전 과정을 총망라한다”며 “순교 영성이 결국 사중복음의 뿌리가 되어 그 결실들이 세상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발제한 최인식 교수는 ‘르네 지라르의 욕망론에서 본 폭력과 순교’라는 주제로 인류학의 관점으로 폭력의 문제에 접근한 르네 지라르(1923~2015)의 이론을 토대로 폭력에 의한 순교의 역사적 현실과 그리스도인을 향한 무분별한 폭력의 이유를 고찰했다. 최 교수는 지난 세계 역사에서 폭력에 의한 그리스도인의 순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만큼 다양하게 존재해 왔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순교는 지배 권력의 집단적 차원에서 특정 그리스도인에게 합법적으로 혹은 공개적으로 법의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이다”며 대표적인 예로 독일의 파울 슈나이더, 한국의 박봉진과 문준경의 순교를 소개했다. 이들은 모두 폭력에 의해 순교를 당한, 즉 피동적 순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파울 슈나이더는 나치의 폭력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한 박봉진은 일제의 천황주의와 제국주의의 폭력에 순교를 당했으며, 문준경은 양민에 대한 공산군의 폭력에 순교의 피를 흘려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최 교수는 “르네 지라르는 현대인들에게 폭력이 법의 이름으로 가해지는 곳에 모방적 욕망의 폭력 메커니즘이 발동되지 않고 있는지 직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과학기술에 의한 전체주의 시대에 나타나게 될 새로운 유형의 폭력은 상상하기조차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왜 그리스도인은 세상으로부터 핍박의 대상이 되는가?’란 본질적 물음의 대답으로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세상의 시기를 꼽았다. 최 교수는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모델로, 예수를 모방하며 살기로 결단한 사람들인데 이러한 삶의 자세가 모방적 욕망을 숨기고 거짓 환상을 추구하는 자들에게 경쟁과 증오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어 “그리스도인이 세상으로부터 핍박을 받아야 하고, 폭력에 의해 순교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은 폭력 메커니즘이요, 희생 메커니즘이다”며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자는 자신의 행위가 여전히 합법적인 줄로만 알기에, 폭력의 고리를 끊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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