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캄 예배의 역사적·신학적 기초와 전망③

  • 입력 2014.12.01 08:4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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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예전회복운동(Liturgical Movement)과 교회연합운동을 수용해야한다.

앞서 이야기한바와 같이 20세기 서구의 교회는 교회의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유산들을 회복하고 예배에 적용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했다. 사실 현재 많은 교단들의 예배예식서는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한 예로 예배의 구조를 네 가지 중요한 요소들로 정리했다. 즉 하나님 앞으로 나옴(예배에의 부름)-말씀-감사(봉헌과 성만찬 등)-파송이라는 사중구조와 형식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의 이야기를 예배 안에 담아내려고 노력한 것이다. 또한 성만찬 기도의 발견과 성만찬의 중요성을 회복한 것도 예전회복운동의 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

초대교회예전의 적극적인 발굴과 연구를 통해, 그리고 보편적 교회에 속한 다른 교회공동체와의 보다 효율적인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기독교내에서 교회연합운동의 차원에서 예배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세계교회협의회가 만들어 1982년에 발표한 리마문서(Lima Document)이다. 약 50여 년 간 신앙과 직제위원회(Faith and Order Commission)가 세례와 성찬, 그리고 사역에 대한 연구의 결과로 내놓은 리마문서는 비록 모든 교단들이 따라야할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을 지라도 세례와 성찬과 사역에 있어서 세계의 교회들이 고민하고 공유하는 내용들을 정리했다는 면에서 역사적, 신학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성만찬의 의미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그것은 성부 하나님께 감사,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기념(anamnesis), 성령의 임재, 공동체의 교제, 천국잔치의 기대와 재현(Prolepsis)이다. 첫 세 가지의 의미는 삼위일체신학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네 번째 공동체의 식사는 교회론, 다섯 번째 천국잔치의 기대와 재현은 종말론적인 고백이다. 이렇듯 깊고 균형 잡힌 신학적 성찰을 담은 문서를 정치적인 이유 등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이유로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또한 1982년 페루의 리마에서 리마예식서도 발표가 되었는데, 그 길이로 인해 현실적으로 교회에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해도 풍부한 신학적 함의를 담았다는 면에서 교육적 가치는 상당하다고 본다. 

한독선연은 이러한 세계교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초대교회의 예배의 형식과 영성을 회복하려는 예전회복운동의 열매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예배의 현장을 고려하지 않는 무조건적 수입과 사용은 매우 비현실적이며 심지어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우리는 초대교회의 예전의 문자적 복원이 아닌 그 안에 담긴 본질적인 의도와 정신의 회복에 집중해야한다.

 

5. 한국개신교 예배의 장단점을 인지해야한다.

한국개신교예배의 뿌리는 미국의 대각성운동, 오순절운동의 영향 하에 있던 북미의 선교사들에게 두고 있다. 따라서 공적인 예배라기 보다는 전도집회, 혹은 부흥집회적 성격을 지닌 “개척자 예배”(frontier service, 혹은 변방예배)의 깊은 영향이 개신교 전래 이후 지금까지 지속된 한국교회예배의 내용과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윌로우 크릭 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로 대변되는 구도자예배의 영향이 매우 현저하다. 이러한 예배는 분명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게 된다. 집회에서 발견되는 회개와 축제의 특성을 살릴 수 있고 낯선 예전적 용어 대신 부담 없는 예배언어를 통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친근감 있는 예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예배의 본질적 요소이자 정의가 되어야할 하나님의 자기를 주신 희생과 그 선물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예배의 의미가 퇴색된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공동체의 고백으로서의 예배가 아닌 회중의 감성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소비자 지향적 예배를 만들 가능성도 농후해진다. 

한독선연은 이러한 한국교회의 특성을 인지하고 역동적이고 친근감이 있는 집회적 전통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경시했던 예전적 전통의 가치를 개발하여 사용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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