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한국교회는 공동체성 공교회성 회복이 최우선이다”

  • 입력 2021.01.21 14:4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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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최대 연합기관으로서 대사회 소통의 창구로 기능하고 있는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1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해를 열어가는 한교총의 미래 아젠다를 발표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과 함께 정부와 시민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발표했다.

2021년의 한교총은 △한국교회의 공교회 세움과 원 리더십, 원 메시지를 회복하는데 집중할 것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해 국민의 고통에 동참하며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의 모형을 세워갈 것 △노마드 크리스천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국민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선도적 역할과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겠다고 아젠다를 밝혔다.

한교총은 “코로나19는 인류에게는 겸손을, 한국교회에는 신앙의 본질과 원형교회 회복이라는 시그널을 줬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사적 축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비대면 온라인 사회로의 전환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의 문제가 됐다”며 “이제 한국교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초월한 뉴 스페이스 처치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교회와 예배의 본질은 더욱 강화하되, 사역의 방식은 언택트를 넘어 영혼과 영혼을 잇게 하는 영택트를 취하는 영적 역설적 슈퍼 처치를 세워가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 땅에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이 찬란한 바보가 되고 허들링의 사랑으로 우리 민족과 시대를 섬겼던 것처럼, 이제부터 한교총은 그들의 신앙과 정신을 이어받아 2021년을 퍼스트 펭귄, 찬란한 바보, 허들링 처치를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나아가 한국교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입장을 발표한 한교총은 “한국교회는 대한민국 건국에 크게 이바지한 정신적 기반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나 코로나19는 한국교회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겼다”며 “발병 초기 교회적 대응에 있어 자율적 방안을 만들지 못해 오랜 기간 지켜온 교회의 예배마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움직이게 됐다. 이것은 마치 정부가 교회의 예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전례를 만들어 교회 안에서 불만과 거부반응을 자초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교총은 “로마에 전염병이 돌아 길거리에 병자와 시체가 나뒹굴자 당시 기독교인들은 길거리의 시체를 치우고 병자들을 돌봤다. 구한말에도 콜레라가 창궐하자 조선 최초의 장로교 선교사였던 언더우드가 중심이 되어 콜레라 퇴치에 나섰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터지자 교회 안에는 예배에 대하여와 방역지침 준수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며, 서로 비판하고 비난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는 지체의식의 결여를 드러낸 것이며, 공동체를 허무는 위험한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먼저 공동체 의식, 지체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상존한 지금, 타인에 대한 책임 전가와 분노를 그치고, 이 위태로운 시기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생명을 회복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정부와 정치권, 기업, 시민사회를 향해서도 질책과 당부를 함께 전했다.

정부를 향해 “더욱 세밀하게 살펴서 감염병 상황을 정치적 이해로 삼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국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자발적 협조를 구하고,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거리두기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 정당에는 “감염병 재난 속에서 소상공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국민이 생존의 위기를 호소해도, 팬데믹 이후 이어질 선거나 자기 당의 이익만을 계산하며, 감염병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비판과 비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자신만이 옳다는 그릇된 확신을 내려놓고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므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국회를 만들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기업을 향해서는 “코로나19로 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소상공인들이 붕괴되면 대기업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다. 이 팬데믹의 재난을 통해 기업윤리가 바뀌어 상생과 공존에 중점을 두는 기업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민사회에도 목소리를 낸 한교총은 “시민사회 지도자들은 자기 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그 눈길을 국민에게로 돌려야 한다. 생존의 위기 앞에 위태롭게 살아가는 이들의 애환을 보아야 하며,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시민사회 리더가 균형을 잃으면 힘없는 사람들이 이용만 당하는 악순환에 봉착한다. 이 감염병 속에서도 여전히 대안을 찾아내는 시민사회 리더들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코로나라는 겨울 광야를 걸으며 앞이 보이지 않고 막막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국민을 위로하고 허들링할 수 있는 여유도 없었고, 어떻게 우리가 살아남을 것인가에만 집중했다”며 “시행착오를 겪고 난 지금부터는 우리만의 소리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위로하고 희망을 줘야하는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국민들이 자영업자들의 항의와 영업강행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가 컸지만 교회의 대면예배 금지조치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찬성했다”며 “정부의 브리핑과 언론의 보도를 통해 실제 교회의 확진은 8%에 불과한데 국민들은 48%로 알고 있다. 이렇게 커다란 인식차이가 드러났다”고 지목했다.

따라서 소 목사는 “교회의 대 언론대책 상설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교회의 대정부 교섭상설조직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이 국민의 시각에서 사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교회는 감염병 확산 방지에 앞장서면서 국민을 위로하고 의료진들을 격려하고 희망을 들려주는 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대표회장 이철 감독은 “한국교회가 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으로 다가왔다. 한 교회의 파장이 전체 교회로 미치는 것을 보면서 교단간의 벽을 가장 빠르게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면서 “하나님께서 그동안 우리가 쌓았던 벽을 허물 수밖에 없게 하셨다. 한교총은 앞으로 교단 연합이라는 측면을 더 심도있게 생각하고, 그동안 교류하지 못했던 곳까지 깊이 교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닫는 기회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세상 사람들은 교회에 공공의 유익을 위한 더 높은 차원의 수준을 기대한다.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면 교회는 자기들끼리만의 이익을 주장하는 배타적 이익집단이 되고 만다”며 “공교회성이 우리에게 절대적인 과제로 다가와 있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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