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워십 민호기 목사, ‘마르다의 식탁’ 싱글 발매

  • 입력 2021.01.27 17:17
  • 기자명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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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민호기 목사와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제작진이 만든 또 하나의 유기농 웰메이드 앨범 ‘마르다의 식탁’이 지난 22일 발매됐다.

CCM ‘행복’의 주인공 ‘하니’의 목소리와 국내 최정상 뮤지션들의 섬세한 연주,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장인 마일즈 쇼웰(Miles Showell)의 마스터링으로 마무리된 ‘마르다의 식탁’은 민호기 목사의 아내와 아들이 그린 그림으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까지 감동 위에 감동을 더한다.

민호기 목사는 창작노트에서 “우리의 교회는 강단 위에서 빛나는 목회자나 찬양사역자들뿐만 아니라, 주방과 식당, 주차장과 화장실, 로비와 복도 등 예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곳들에서 조용히 ‘소금’으로 녹아든 이들의 수고 위에 세워졌다”며 “성도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주차 안내를 하고, 주보를 나누고,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교회 청소를 하고, 강단을 꽃으로 꾸미는 성별을 초월한 그 모든 ‘마르다’들에게 바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앨범을 만들게 된 배경으로 “지난해 전주 더온누리교회에 갔을 때 1층 식당 앞에 붙은 이름을 보고 잠시 그 자리에 얼어붙었었다. 담임 목사님, 사모님이 이름 붙였다는 ‘마르다의 식탁’, 그 아리따운 여섯 글자로부터 이 긴 여행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란 내 어머니의 모습으로부터 내 아내에게까지 이어지는 그 이름 없는 섬김의 역사는 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야 마땅하다. 한국교회의 역사, 세계 교회의 역사, 복음이 증거되는 모든 곳에서 행해졌던 이 거룩한 헌신은 어쩌면 ‘마르다’ 본인마저 스쳐 지나가, 예배가 시작되고 인류가 시작되었던 근원적인 지점으로까지 회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도의 사귐이 이뤄지는 가장 아름다운 공간인 식당의 주인은 대부분 여성들이었고 그들은 ‘마르다’의 후예를 자처하며 그 곳을 지켜왔다. 그들에게는 주방과 식탁이 그들의 지성소였으며, 음식을 준비하고 차리고 내놓고 뒷정리하는 모든 과정이 예배였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서 민 목사는 한 가지 염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양성평등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 자칫 여성의 위치를 주방과 식당에 한정시키는 듯한 젠더 감수성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중요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된 2021년의 대한민국에서 부르는 ‘마르다’의 노래는 어쩌면 낡아 빠지고 기울어진 가부장적 사고방식과 남성 중심적 사회의 편향성에 기여하는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염려한다”며 “1차적 대상 청자인 권사님들과 여성도님들을 위무하기 위해 만든 노래가 자칫 안티 페미니즘적 동원가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어 “물론 ‘마르다’는 성(性)역할을 초월해 누구나에게 부여되는 ‘부르심’이라는 대전제 아래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계기로 한국 교회 안에서 여성의 자리가 확장되어 지기를 바란다. 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이 하는 일과 남성이 하는 일의 구분과 차별이 적어지기를 바란다. 여성 사역자가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하고 찬양을 인도하는 것처럼, 교회의 주방을 남성도들이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 목사는 ‘마리아’와 ‘마르다’의 차이를 언급하며 “또 하나 간과해서 안 되는 부분으로 ‘마리아의 옥합’과 ‘마르다의 식탁’은 비교나 경합의 대상이 아니다. ‘마리아의 옥합’은 너무도 유명해서 칭송도 받고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리지만, ‘마르다’는 일의 분주함에 쫓겨 더 좋은 편을 택하지 못한 사람처럼 다소 부정적으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마르다’는 결점이 있는 사람이지만 예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위하는 사람이었다. 우리 대부분처럼 말이다. 무대 위에서 말씀을 전하고 찬양할 때의 나는 ‘마리아’의 모습이지만, 악기를 나르고 잭을 꽂고 예배를 준비할 때의 나는 다름 아닌 ‘마르다’이다. 젠더의 균형을 맞추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예배 공동체가 ‘마리아’와 ‘마르다’의 균형을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민 목사는 에필로그에서 “예수님이 자주 들르시던 ‘마르다’와 ‘마리아’와 나사로의 집 식탁이 실은 예수님의 솜씨였다면? 자신이 직접 만들어 선물한 식탁에 앉아 음식을 대접받는 주님의 심상으로 이 노래를 듣는다면 아마도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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