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신대 동문들 “ACTS 교단화 결사반대 입장 명확”

  • 입력 2021.01.27 20:3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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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처장 정홍열 교수=KUPA 총회장 정홍열 목사’

‘한국개신교미래연합 등기부’ 임원명단에 버젓이 존재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총장 정흥호, 이하 아신대) 기획처장 정홍열 교수가 대한예수교독립교단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이하 KUPA) 총회장을 계속 겸임하고 있는 것이 우려로 확산되며 논란을 낳고 있는 모양새다.

아신대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명실상부한 초교파 신학교이다. 따라서 아신대 졸업생들은 저마다의 사역의 자리를 찾아 자유롭게 사명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학교가 교단화되거나 신생 교단에 예속된다는 것은 재학생들은 물론 동문들에게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문제인 것으로 목소리들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아신대를 둘러싼 여러 논란들을 취재하던 중 동문들과의 대화 속에서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일부 동문들은 아신대 내에서 KUPA가 처음 문제시됐던 3년 전에 정홍열 교수가 이미 KUPA 문제를 정리하고 총회장직도 내려놓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정 교수가 현재도 KUPA 총회장이라는 것에 굉장히 당황한 기색을 띠며 “교수님이 그럴 리가 없다”고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부총동문회의 한 임원은 “아신대가 절대 교단화되면 안 된다는 것은 모든 동문들이 공유하고 있는 바이다. 결사반대라는 입장은 명확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부총동문회 입장에서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면서 “정홍열 교수가 여전히 KUPA 총회장이고, 아신대 내에서 KUPA가 움직이고 있다면 총동문회 협의를 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총장의 에수스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동문회에서는 총장이 예전에 다 끝난 KUPA 문제를 끌어와서 자신의 문제를 물타기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우리는 정홍열 교수가 KUPA 총회장 그만두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면 다시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장호 목사님이나 김형국 목사님이나 KUPA와 관련되어 있다면 우리가 의견을 모아서 관여하지 말라고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했다.

아신대 기획처장 정홍열 교수는 2018년 KUPA 교단창립예배 당시부터 ‘KUPA 총회대표’로 출발했고, 2020년 10월31일 개최된 KUPA 제4회 목사안수식까지 ‘총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심지어 2019년 11월, KUPA 제3회 목사안수식은 아신대 채플실에서 개최하기까지 했다.

대한민국 법원행정처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2021/01/26 발행)를 통해 ‘사단법인 한국개신교미래연합’ 임원에 ‘이사 정홍열’이 2019년 8월20일 취임하여 2019년 9월6일 등기되었음을 명시하고 있다.

KUPA 교단이 창립되던 3년 전, 아신대 내에서는 정홍열 교수가 신생교단 KUPA 대표를 맡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문제제기가 이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신대 교원인사규정 제8조(겸직금지 및 범위)는 ‘교회, 회사 또는 영리단체 등에서 당회장 또는 중책을 맡은 경우’를 금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KUPA가 워낙 미미한 교단이었던데다 평화로운 학교에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는 분위기로 인해 흐지부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자료들에 따르면 정홍열 교수는 KUPA 설립때부터 현재까지 교단 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동문들은 ‘정홍열 교수가 이미 3년 전에 정리했다’고 알고 있는 것일까. 누가 거짓말을 했을까.

현재 아신대 이사장으로 있는 이장호 목사(높은뜻광성교회)는 KUPA 제2회 정기총회부터 연관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장호 목사는 통합측 목회자이고, 높은뜻광성교회도 통합측 교회인데 2020년 8월17일 신생교단 KUPA의 정기총회 장소로 교회를 내줬다. 이후 이장호 목사는 KUPA 목사안수식에서 안수위원으로 찾아볼 수 있다. 정홍열 교수가 총회장으로 있는 KUPA 안수식에는 아신대의 다른 교수들의 얼굴과 이름들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아신대 이사회는 최근 신임이사 중 한 명으로 KUPA 소속인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를 선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신생교단 KUPA가 아신대를 삼키려 한다’는 우려가 스물스물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학부총동문회도, 신대원 동문회도 KUPA를 주목하며 학교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동문들은 정흥호 총장의 에수스 문제와 KUPA 교단화 문제를 별개로 인식하고 있다. ‘정흥호 총장이 에수스 문제의 논점을 흐리고자 KUPA 문제를 끌어들인다’는 시각을 갖고 아직은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인식 아래 학부총동문회장과 신대원동문회장, 총학생회가 지난 18일 공청회 이후 뜻을 모았던 ‘대화의 자리 요청의 건’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총학생회가 가장 먼저 발을 뺐고, 신대원 동문회가 관련 문건을 제작했으나 학부총동문회가 보류 입장을 보이면서, 이사회와 교수협의회와 총장의 대화의 자리는 사실상 좌초된 상황이다.

이처럼 학교를 둘러싸고 논란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신대 일부 구성원들은 과거 2006년의 학내사태와 비교하며 ‘그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외면하고 있고, 또다른 이들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관망하고 있으며, 일부는 과거 학내사태가 재현되면 안 된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마다 다른 반응으로 분산되어 있는 가운데 학교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아신대의 이번 논란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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