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신대 이사회 ‘총장 직위 해제’ 안건 상정

  • 입력 2021.02.03 17:4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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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이사장 이장호 목사) 제144회 이사회가 오는 9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총장 직위 해제’가 안건 및 보고사항으로 올라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정흥호 총장이 공청회를 주관하며 대화의 자리를 갖고자 했으나 교수협의회가 ‘총장 불신임’을 밝히며 참석하지 않았고, 동문회가 추진하려 했던 화합의 자리도 무산되면서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월28일 발송된 것으로 보이는 ‘제144회 이사회 소집 통보서’에는 안건 및 보고사항에 △총장 징계 의결 요구 △총장 직위 해제 △총장 직무대행 선임과 함께 △교원징계위원회 위원 임명이 포함되어 있다.

아신대 교수협의회는 정흥호 총장이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투자’와 ‘수익’을 운운하는 사이버(신학)대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에 교수들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 3년 동안 깊이 관여했다는 등의 이유로 불신임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교수들은 ‘학교 설립에 투자를 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분배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 에수스(IESUS)의 설립에 관여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신학대학교의 총장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정 총장이 2018년 당시 교수이자 선교대학원장이면서 에수스(IESUS) 총장을 맡은 것이 교원의 겸직금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총장은 “당시 선교학 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선교지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에수스의 비전에 적극 동조하여 돕겠다는 마음으로 초대 chair person을 맡기로 했다”면서 “수입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후원으로 운영해야 함으로 회계관리를 위해 외국인으로 하기 보다는 ‘정흥호(IESUS)’의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회계를 세워 관리하게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수스 비전을 처음 시작한 투원 목사(Kieu Cong Thuan)도 “에수스는 나의 개인적인 프로젝트다. 3년 넘게 이야기를 나눠왔는데 교수들이 몰랐다는 것이 우리 잘못인가? 정흥호 총장이 AIGS(아신대 국제교육원) 학생들을 미혹해서 에수스에게 이익을 주려 했다고 판단한다면 그러한 주장은 악의적이고 완전히 잘못되었다”면서 “진상조사위원회는 에수스 임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보지 못하고 돈과 관련된 문제만 집착하고 있다. 정흥호 총장은 교수 시절에 에수스의 시작을 함께 했지만 사람들을 모으고 재정을 운영하는 주요 인물이 아니었다. 재정과 관련해 정흥호 박사는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입장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교수협의회는 “2019년 3월부터 지금까지 지난 2년간 정흥호 총장은 본교의 교육과 연구 및 경영의 최고 책임자이자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ACTS 공동체가 인식하고 인정할 만큼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도 총장 불신임의 요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총장과 교수협 양측은 대화가 단절된 채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고, 총장 징계의 건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가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신대 교원인사규정에 따르면 이사장은 ‘교원징계위원회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임명’할 수 있고, 교원징계위원회에 ‘총장 징계 의결 요구’를 할 수 있으며, 제78조 2항2에 따르면 ‘징계의결이 요구된 자’에는 ‘직위를 해제’할 수 있다. 이로써 안건 및 보고사항 2항과 3항, 4항이 순식간에 처리된다. 마지막으로 직위 해제된 총장직에 직무대행까지 선임하는 것으로 제144회 이사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징계위원회는 60일 내에 징계 사건을 진상조사하여 징계를 의결하여 임명권자에게 통고해야 하고, 임명권자는 7일 내에 징계처분을 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한 동문들은 안타까움은 공유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한 동문은 “총장이 잘못을 했으니 징계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억울하다면 빌미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동문은 “교수들이 내세운 이유들이 총장을 직위 해제까지 할 정도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총장도 동문인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 상황은 모두의 책임이 크다. 학교 내부의 학생들과 교수들, 교직원은 물론 외부의 동문회도 화합을 위해 어느 누구 나서지 않고 책임을 미루고 외면하며 방관한 결과”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열리게 되는 제144회 이사회에서 정흥호 총장이 직위해제된다면 정 총장측은 바로 소송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아신대가 또다시 소송전에 휩싸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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