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으로 가라(요한복음 9:1~7)

  • 입력 2021.02.04 13:4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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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목사(서울중앙교회)

“누구의 책임이냐?”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사람들은 먼저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길지를 찾습니다. 사두개인들은 자신의 권력을 놓칠 수 없어서, 바리새인들은 자신의 명예를 위하여, 또 누구는 자신의 의를 드러내기 위해, 어떤 이들은 평소 쌓인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사고가 나도, 병이 들어도, 어려운 일이나 마음에 힘든 일이 생기면, “나는 빼고”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집니다. ‘누구 때문에’, ‘세상이 그래서’라는 말은 에덴동산에서부터 시작된 인간의 어두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책임자를 가리는 것이 긴급한 일은 아닙니다. 물론 다음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과정과 절차를 살펴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정치, 경제적 이익을 먼저 생각할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에게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려 하심이다.” 주님은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면 어떻게 하실지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밤의 사람들은 밤의 일을 할지라도 당신은 빛이시기에 낮의 일을 하십니다. 사람들을 돕고 생명을 살리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옛 로마에서도 페스트라는 유행병이 돈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재난의 원인을 찾았지만 아무도 제대로 처리하지는 못해서 시체가 쌓여가고 상황은 계속 악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밤이 되면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시체를 수습하고 거리를 깨끗하게 했습니다. 카타콤에 숨어있던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이 일 후에 핍박의 대상이었던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칭송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피폐한 신앙은 이웃을 염려하게 하고 심지어 해악을 끼치기도 하지만, 건강한 신앙은 이웃을 평안케 합니다. 주님이 뒤엎은 것은 헤롯의 제단이 아니라, 기도보다 장사에 급급한 성전이었습니다. 주님은 눈에 진흙을 바르고, 보냄을 받았다는 뜻을가진 “실로암으로 가서 씻으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냥 고쳐주시지 왜 이런 수고를 하게 하실까?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지는 세상 속에서 ‘보냄을 받은 사람’으로서의 “할 일을 충실히 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너무 위축돼서 두려움의 포로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주신 지혜와 지성을 따라 충분히 주의할 것은 주의하고, 조심할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지시를 수용하면서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예배와 기도, 빛의 자녀로서 이웃을 향한 섬김과 봉사라는 우리의 소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놓치지 않는 것이 이 나라와 온 교회의 평안과 안전을 위한 우리의 기도입니다. 생업을 잃어가는 소상공인 중에도, 희생적인 의사와 간호사 중에도 하늘의 소명을 다하는 주님의 가족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기도합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대사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당신의 영광을 나타내는 빛의 자녀들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류”를 앞에두고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도입니다.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더욱 넘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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