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통합총회, 대신 분열 기점 되나

  • 입력 2014.12.08 17:4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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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연석회의 후 부총회장 유충국 목사와 이진해 목사가 브리핑하고 있다.
 

대신과 백석의 교단통합이 한 차례 통합총회를 연기하면서까지 애를 쓰고 있지만 대신 총회의 분열상만 더욱 또렷이 드러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대신 교단통합전권위원회(위원장 최순영 목사)와 임원회가 지난 5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총회회관에 모였으나 순탄한 회의를 이어가지 못했다.

연석회의에 앞서 먼저 모인 전권위는 13명 중 9명만 참석했고, 이들 중 통합 찬성은 5명, 반대가 4명으로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1시간30분 동안 길어진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는 듯 최순영 목사는 “나는 반대하는 것 아니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총회를 떠나버렸다.

이어서 열린 연석회의는 22명 중 11명만이 모인 가운데 열렸으며, 이들 중에서도 7명이 찬성한 반면 4명은 여전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권위원장이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다수결에 의해 교단 통합을 결의했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알렸다.

연석회의 결과를 브리핑한 부총회장 유충국 목사는 “오늘 통합하는 것으로 전격 결의가 됐기에 앞으로 반대하는 이들을 찾아다니며 부둥켜 안고 울며 설득할 것”이라며 “내년 총회에서는 전체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16일 총회는 통합을 선언하는 것이고, 내년 9월에 가야 완전한 통합을 하게 될 것이다. 대외적인 것 때문에 통합총회라고 한 것이지 사실상 통합선언총회로 열리게 된다”며 “12월2일자 합의서에 ‘통합총회’라 명기된 부분은 의논해서 문구를 바꿔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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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총회수호협의회 기도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수호협 “16일 통합총회는 불법”

한편 이날 연석회의가 열리던 시각에 대신총회수호협의회(공동위원장 안태준 허식 오형석, 이하 수호협)는 안양 갈멜산기도원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며 성명서를 작성했다.

수호협은 지난 8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제1회 대신총회수호협의회 기도회 및 경과보고’를 열고 교단통합 반대 세력 결집을 공고히 했다.

수호협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2014년 12월1일 대신-백석총회 통합합의서는 제49회 총회 결의사항(4개항)과 일치되지 않고 통합전권위원회를 배제한 내용이기에 불법임”을 선언했다.

또 “12월16일 백석대학교회에서 개최될 대신-백석 통합총회는 총회결의사항이 충족되지 않은 결정이므로 원인무효임을 선언하고, 강행할 경우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별도의 모임을 가질 것”이라 밝혔다.

이어 “제49회 통합관련 총회결의사항(4개항)을 준수하지 않고 2014년 12월1일 대신-백석 총회간 이루어진 불법 통합합의서를 따라 통합총회에 참석하는 자는 대신총회 이탈자로 간주할 것”이라며 “대신총회수호협의회는 교단통합과 관련 제49회 결의사항(4개항)을 엄수하며, 총회대신총회의 신학과 정통성, 역사를 마지막까지 수호할 것을 한국교회에 재천명한다”고 전했다.

120여명이 모인 이날 보고회는 류기성 목사가 경과보고하고, 안태준 목사가 성명서 발표, 이재옥 목사와 정영식 목사가 격려사, 김영규 목사가 합심기도를 인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의 WCC 관련설이 제기됐고, 16일의 총회는 선언총회가 아니라 통합총회라는 팽배한 불신이 터뜨려졌다.

또 전권위와 임원회는 물론 총회원 4~500명이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며 모든 교회의 뜻을 묻는 노회수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으며, 모두 백석으로 가고 100교회만 남아도 내년 9월에 제50회 대신총회는 개최될 것이라는 강경 수호노선도 부각됐다.

심지어 ‘16일 이후 총회장의 자격을 법적으로 물어야 한다’, ‘총회장직을 박탈하는 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전광훈 총회장은 수차례 발언을 요청했으나 허락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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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협 기도회에 참석한 전광훈 총회장이 별도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광훈 총회장 “통합선언총회 강행”

결국 수호협의 보고회와 기자회견까지도 모두 마친 후에야 전 총회장은 별도로 기자회견을 자처해 발언할 기회를 얻었다.

전 총회장은 “대신총회수호협의회에서 오가는 내용 중 50%가 왜곡이 돼있다”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전 총회장은 “이번에 이뤄지는 16일 총회는 ‘통합총회’가 아니라 ‘통합선언총회’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는 뜻”이라며 “문구가 문제가 된다면 바로 바꾸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4개항에서 8개항으로 합의사항이 늘어난 것에 대해 전 총회장은 백석측의 요구가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마지막에 “위 사항을 파기하는 교단은 재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문제가 되어 대신총회에 큰 혼란을 가져온 바 있어 설명이 필요했다.

전 총회장은 “5~8항은 내가 만들어 넣은 것이다. 내가 당돌하게 이걸 만들고 깨는 일이 우리쪽에서는 없게 한다는 복안으로 내가 만들었다”면서 “그렇게 문제가 된다면 5~8항은 빼겠다. 전권위와 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4가지로 줄여서 오늘 내일 중에 공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 총회장은 오는 16일 통합선언총회는 강행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우선 선언을 한 이후 내년 9월까지 총회원들을 설득해 90%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수호협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올림픽파크텔에서 기도회 모임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수호협의회에 모인 목회자들은 전 총회장의 계속된 발언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디도 듣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90% 찬성으로 두 교단의 온전한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수호협에서는 교단통합 반대가 60%라고 주장하는 반면 전 총회장은 찬성이 60%라고 주장하는 등 서로간의 괴리가 있는 가운데 오는 16일로 예정된 통합선언총회를 기점으로 대신교단이 분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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