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는 사람(2)

  • 입력 2021.03.04 11:3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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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목사 (소망전원교회)

상대를 알아주는 것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선물 중에 가장기본적인 것이기도 하고 최고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먹을것 사주고, 옷 사주고, 영화 보여주고, 선물 사주는 것은 물리적인 비용이 들어가지만, 알아주는 것은 현실적인 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선물보다 큰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물건은 시간이 지나가면 중고가 되고 고장도 나고 쓰레기가 되기도 하지만 알아주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사람을 알아주지 못하는 걸까요? 알아주길 싫어할까요? 알아주면 내가 그보다 못난 사람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알아주는 사람이 더 나은 사람입니다. 금메달을 딴 사람보다 걸어주는 사람이 더 높은 사람인 것처럼 말이죠. 알아주는 것은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입니다. 수고했다는 말, 잘했다는 말, 멋지다는말, 훌륭하다는 말, 좋다는 말들은 상대를 알아주는 말입니다. 이런 말 한마디는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억울한 심정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을 해방시키고, 울분에 싸인 사람을 건져냅니다.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아주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아픔과 상처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성도는 알아주는 사람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도 대단한 사람으로 알아주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 일 안 한 사람과 열심히 일 한 사람 중에 누가 더 알아주길 바랄까요?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오히려 아무 일도 안 한 사람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일한사람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일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고했단 말이어울리지 않는다면 적당한 말로 바꾸어도 됩니다. 고마운 사람에겐 당연히 고맙다고 해야 하고 아닌 사람에게는 더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아닌 사람도 똑같은 대접을받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손해 보는 것도 아닌데 사람 좀 알아준다고 나쁠 것은 없지 않습니까?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알아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별 것 아닌 사람이란 없고, 쓸모없는 사람이란없습니다. 사람이란 자체가 만물의 영장입니다. 부모에게 아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오히려 시간과 물질과 마음을 써야 하는 전적인소비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부모에게 아이는 천하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삶의 의욕과 용기가 아이 때문에 솟아납니다. 죽고 싶은 상황에서도 죽지 않고 꿋꿋이 살아남는 이유는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생은 아무것도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구라도 알아주지 않으면 그는 영혼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내가 스데바나와 브드나도와 아가이고가 온 것을 기뻐하노니 그들이 너희의 부족한 것을 채웠음이라 그들이 나와 너희 마음을 시원하게 하였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이런 사람들을 알아주라 【고린도전서 16:17~18】

바울 사도는 고린도 교인들에게 스데바나와 브드나도, 아가이고를 이야기하며 이런 사람들을 알아주라고 합니다. 스데바나는 바울의 고린도 지역 초창기 전도 열매로서 후에장로가 된 사람입니다. 그리고 함께 거명된 두 사람은 같은집안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인물인지는 다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사도바울뿐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알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 만큼 섬길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의 희생을 알아주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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