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은 곳에…(누가복음 5:1~11)

  • 입력 2021.03.12 10:31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원석 목사.jpg

최원석 목사(서울중앙교회)

그래도 하늘이 푸르고, 밤이면 별이 보이고, 아침이면 해가 뜨고, 대지는 싹이 돋아납니다. 누군가 전쟁의 포연 속에서도 땅에서는 꽃이 피어 있었다고 고백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구나! 인간은 저지르고 무책임하고 두려워하고 화내지만, 우리 아버지께서는 지금도 조용히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진정한 위로와 희망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분은 일하고 계십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만의 호숫가로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영과 진리의 예배 안에서 우리를 만나려 하십니다. 영원히 샘솟는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주려고, 허공을 치는 메아리가 아니라 당신과 대화하는 기도가 되게 하시려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형제자매의 교제가 되도록 인도하십니다.

성령의 위로로, 친밀한 기도로, 아름다운 나눔이 얼굴과 얼굴을 보지 못하는 중에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듣습니다. 베드로도 이렇게 주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말씀을 듣기 위해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을 때도 베드로는 고기 잡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누구보다 열심히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그물을 씻고 배를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갑자기 명령을 내렸습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져라.” 특별기도를 하라든지, 당신을 위한 음식을 마련하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네가 어부니 더 깊은 곳에 그물을 내려라. 베드로는 자신의 경험이나 성격에 맞지 않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일어나는 충동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말씀이라면, 그 말씀을 의지해서 해보겠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방식으로도 우리를 만나십니다. 내 삶의 터전에서,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당신의 영광을 경험하도록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조건 속에서도 완전히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할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주님은 결코 우리를 잊으시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를 향하시는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습니다. “내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 위로의 기도가 있습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내 삶의 현장에 조용히 ‘나’를 만나기 위해 오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우리도 각자의 그물을 더 깊이 내려 봅시다. 지금은 빈 배라도 주님이 타시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 다시 힘을 냅시다. 터널을 빨리 지나려면 멈추거나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막힌 동굴이 아니라 터널을 지나게 하실 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려운 한 해가 지나고 이제 백신과 치료제라는 희망의 소식이 들립니다. ‘말씀을 의지해서’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합시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배나 복된 열매를 얻는 귀한 심령들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