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를 두고는 무어라 말할지

  • 입력 2021.03.12 10:4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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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물론 기독교계에서도 이렇다 할 만한 뉴스가 없었던 참인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소식이 들려 많은 이들을 좀 놀라게 한 것 같다. 비록 영욕(榮辱)이 있기는 하나 한때 이 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던 분의 아들이 적지 않은 나이(57세)에 목사가 될 결심을 하고 신학교에 다닌다는 소식이다. 전언(傳言)에 의하면 진작에 그가 2년 8개월의 징역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갇혀 수형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교도소 안 어디선가 들려오는 찬송가 소리에 말할 수 없는 전율(戰慄)을 느껴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를 영접하게 된 경위는 그렇다 하고, 이 소식을 들은 우리 믿는 자들 대부분은 첫 마디가 ‘할렐루야’였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믿기 힘든 소식이기 때문이다. 집안의 배경이나 왕년에 대통령이었다는 그 아버지가 국민들 앞에서 보여준 언행들, 어느 하나 쉽게 그의 둘째 아들이 목사가 되겠다고 신학 공부를 한다는 것은 여간 매치가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진작에 신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는 것과 출석하는 교회가 있었다 하니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야 다 소문이 나 있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충격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다르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죄인도 원수도 어느 누구도 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하나님의 편에서 쓰임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믿는 자들의 생각과 믿지 않는 세상의 사람들 생각이 어떠냐 하는 것이다. 이런 놀라운 소식 앞에 세상의 불신자들 생각은 아마 한국 교회 전체를 싸잡아 결코 좋은 소리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묻고 싶은 것은 과연 그가 “남의 것을 토색한 것이 있으면 네 배나 갚겠나이다.(개역한글 누가복음19:8)” 하던 그 옛날 삭개오와 같은 진솔한 회개가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착복한 세금을 내놓기 싫어서 일당 400만원의 교도소 노역을 대신 한 그를 두고 세상은 뭐라고 할지, 그리고 한국 교회를 두고는 또 무어라 비난할지 좀 아득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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