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행복을 위해 자기 것을 주는 사람(1)

  • 입력 2021.03.26 09:3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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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목사 (소망전원교회)

신발 장수 엄마를 둔 딸은 자기 마음대로 신발을 골라 신을 수 있었습니다. 새 신발이 들어오면 예쁜 것을 골라 하루 이틀 신고 벗어 놓습니다. 엄마는 딸이 신었던 신발을 깨끗하게 닦아서 진열대에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딸이 신었던 신발을 사갑니다. 딸은 그렇게 자기가 신고 싶은 신발은 아무거나 골라서 신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시장에서 억척스런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엄마는 아는 사람들에게 신발을 들고 가서 무조건 사라고 하고는 신발을 떠맡기고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아직 신발이 멀쩡하다고 하며 신발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통하지 않습니다. 신발을 강제로 건네고 돌아와서 하루 이틀 후에 엄마는 신발값을 받으러 갑니다. 그것이 급한 돈을 마련하는 엄마의 비결입니다. 그래서 시장 사람들 중에는 엄마의 신발을 억지로 산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늦은 가을에 겨울용 신발들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주문해온 빨간 털 구두는 신고 다니기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딸은 절대 안 된다는 엄마에게 매달려 허락을 받고 딱 하루만 신어본다는 조건으로 새 구두를 신고 동네를 산책하였습니다. 딸의 빨간 털 구두를 보고 가난한 옆집 정희가 다가와서 한 번만 신어보자고 했습니다. 정희는 할머니와 사는 아이입니다. 새 신발이라고는 신어본 적이 없고 그나마 신고 다니는 것도 항상 구멍이 난 상태였습니다. 딸이 벗어준 새 구두를 신고 걷는 정희의 표정은 마치 백설공주라도 된 것처럼 행복해 보였습니다. 딸은 지금까지 그런 표정을 짓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구두 한 켤레로 저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정희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딸은 새 신발을 가지라고 하고는 정희의 떨어진 신발을 신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딸의 신발을 본 엄마가 깜짝 놀라며 호통을 쳤습니다.

“새 신발을 어쩌고 걸레 같은 걸 신고 들어와?” “응! 정희 가지라고 줬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새 신발 신으면 다 좋지! 그렇다고 우리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 그냥 주고 와? 내가 가서 찾아와야겠다!” 딸은 엄마를 말렸지만, 엄마는 정희의 떨어진 신발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조금 있다가 엄마가 돌아왔습니다. 엄마의 손에는 정희의 걸레 같은 신발이 그대로 들려 있었습니다. “왜 그냥 왔어?” “응! 정희가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 어른이 된 딸이 어렸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남긴 이야기입니다. 털 구두를 딸이 신었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은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신지 않고 가난한 정희에게 주었기 때문에 어른이 돼서도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예쁜 신발을 내가 신으면 떨어질 때까지 행복할 수 있고, 남을 주면 신발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습니다.

네가 이 세대에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디모데전서 6:17~19】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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