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라지만 근자에 들어 소리없이 다가오는 지방대(地方大)의 위기는 곧 나라의 위기임을 이제 알아야 할 것 같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올 신입생 모집에서 적지 않은 지방의 대학들이 신입생을 못 채워 여러 차례 추가모집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 수능 미응시자도 지원할 수 있고 학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현금 살포까지도 동원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원서만 내면 합격’이라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 한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어떤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말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우선 학교가 문을 닫지는 않아야겠다는 말인지, 어떻게든지 간판 장사를 해보겠다는 욕망인지 도통 분간을 할 수 없다. 그런 모습으로라도 목숨은 부지하겠다는 대학들이 참 딱해 보인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이런 중차대한 국익과 연관된 문제를 앞에 놓고 침묵하고 있는 정부는 또 무슨 생각인지,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 기껏 한다는 말이 ‘학령인구의 감소가 심각하다’는 정도의 변명에 그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그냥 이대로 스스로 고사(枯死)하기만을 기다리는지는 모르지만 뭔가 대책이 절실하지 않느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