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미전도 종족, 밀레니얼과 Z세대를 품어라

  • 입력 2021.03.30 10: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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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영원히 이해될 수 없는 ‘다음세대’

어떤 콘텐츠로 피리를 불어야 함께 열광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교회들의 특징

‘교회에서 익숙한 것 아닌 세상에서 익숙한 것’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언택트 시대, 격변 속에 있는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선물하는 위로와 대안의 메시지’라는 포맷으로 특별히 마련된 2021년 1학기 횃불회가 3월22일 개강하여 온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목회 리부트(REBOOT)’를 주제로 12주간 진행되는 이번 온라인 횃불회는 생각의 리부트, 신학의 리부트, 목회의 리부트, 삶의 리부트라는 네 가지 소주제 아래 다양한 강의들이 마련됐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강사로 초빙되어 전문지식은 물론, 다양하고도 새로운 각도의 시선들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더욱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기독교선교횃불재단 이경석 목사는 “지금 세상은 한 달의 변화가 과거 1년간의 변화 속도와 맞먹을 정도로 빠르다. 이런 변화는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고, 교회도 큰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때일수록 시세를 분별할 줄 아는 목회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횃불회 목회자들이 시세를 정확히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도자들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0~30대 청년들을 MZ세대라고 부른다. 이 밀레니얼과 Z세대에 대한 생각을 리부트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이들을 교회로 이끌어오기 위해 어떤 생각의 변화가 필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며 “교회가 다음세대를 품기 위해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재시동해야 할지 살펴보고 기도의 제목을 찾는 기회가 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생각의 리부트’로 진행된 3월29일 2주차 강의에서는 크리에이티브마스 이구익 대표와 인권앤파트너스 황인권 대표가 다음세대인 밀레니얼과 Z세대를 맞이하는 한국교회를 향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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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텍스트가 콘텐츠화되어야 한다

‘언택트 시대, 밀레니얼과 Z세대가 다가온다’는 주제로 강의한 이구익 대표는 기성세대가 전혀 알지 못하는 ‘땅끝’인 다음세대에 대해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나눴다.

먼저 이 대표는 “1만5000년 전 알타미라 동굴벽화에는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다’, 기원전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 그리스 고전 일리아드에서도 전쟁터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나약하다’, 기원전 425년경 소크라테스도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 부모나 스승에게도 대든다’, 1311년 스페인 프란체스코회 사제 알바루스 펠라기우스는 ‘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고 나열하며 “시대를 막론하고 다음세대는 언제나 알기 어려운 존재, 우리 때만 못한 존재로 미숙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목했다.

또한 “다음세대는 항상 새롭고, 부딪히고, 뭔가 저항하는 것 같은 이해하기 힘든 특성을 갖는다”며 “따라서 다음세대는 ‘인류의 역사에서 영원히 이해될 수 없고, 언제나 땅끝에 있는 미전도종족’이라고 할 수 있다”고 프레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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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밀레니얼-Z세대에 대해 △다만추-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한다 △후렌드-누구든지 서슴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 △선취력-먼저 좋은 것을 취하는 능력 △판플레이-참여할 수 있는 판을 스스로 설계하고 그곳에서 논다 △클라우드 소비-제약 없이 연결되어 디지털상에서 소비한다 △체헐리즘-직접 체험해보고 선택한다 △배우는 유튜브-영상으로 다양한 지식을 쉽게 얻는다 △뉴비 사절-콘텐츠를 중심으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다 등 그들만의 독특한 특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징을 가진 다음세대를 향해 한국교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이 대표는 “과거엔 라디오와 기독교텔레비전을 통해 설교를 보고 들었다면 이제는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활용된다. 다음세대는 완전히 새로운 종족으로 인식하고 다가가야 한다”면서 “‘미션’이라는 영화에서 원주민들이 선교사를 보고 경계하지만 음악을 통해 다가오듯이,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향해 어떤 콘텐츠로 피리를 불어야 그들이 열광하고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성경의 텍스트는 절대진리이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올곧게 전달되어야하지만 다음세대를 위해서는 콘텐츠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세대의 눈높이에 맞추고 본질적인 핵심인 말씀이 잘 전달되도록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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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이 향유하고 있는 ‘밈’, 흔히 ‘짤방’으로 이해되는 콘텐츠를 예로 든 이 대표는 “다음세대는 재미있는 것은 스스로 놀이로 인식하고 반복 재생산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특성을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며 “논리적 개연성보다는 확실한 즐거움에 분명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콘텐츠에 재미를 담아서 얼마나 위트있게 전하느냐가 중요하게 됐다”고 지목했다.

이 대표는 “복음을 전하는 방식 또한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새로워져야 한다. 복음이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다음세대는 온라인에서 공감되고, 일상에 들어와 있고, 실질적인 문제와 눈높이를 맞춰주는 콘텐츠에 반응하는 세대다. 우리가 꼭 알려야 할 성경말씀이 있다면 유쾌하게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콘텐츠로 알려야 하는 시대”라며 “각 교회 부서에 영상팀이 생기고, 영상을 통해 새로운 문화로서 성경을 전달하고 보여주는 방법이 생겨나고 있는 모습이 바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렇게 생산되는 콘텐츠가 신학적으로 위배됨은 없는지 목회자들의 가이드라인 제시와 검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과제는 한국교회가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 콘텐츠의 자유도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교회 안에서 새로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성경적으로 어떻게 리드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디지털문화 영상세대들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인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어떤 환경에서도 우리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 핵심은 예수님이 드러나고 하나님이 영광받으시는 것이다. 시대마다 해왔던 선교사의 정신으로 함께 감당할 때 복음이 땅끝과 다음세대에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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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디자인, 한국교회를 모델 삼지 마라

그런가 하면 두 번째 강의에서 ‘언택트 시대, 교회 디자인 리부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황인권 대표는 한국교회를 모델로 삼지 말고, 교회답다는 것의 틀을 깨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황 대표는 “브랜드 개발하는 일을 하다보니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게 된다. 교회 디자인을 어떻게 바꾸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시대가 흘러가는 방향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아웃리치 매거진 100’에서 소개하는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교회들의 홈페이지를 차례대로 선보이며, 교회와 전혀 상관없는 듯한 이미지들과 화려한 그래픽에 주목했다. 황 대표는 “세계의 성장하는 교회들은 교회에서 익숙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익숙한 것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미국 교회들의 이러한 변화는 어떤 촉매에 의한 것이었을까. 황 대표는 “미국 내에서 ‘종교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자신을 ‘복음주의 크리스천’이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많아진 것이 3년 전이다. 그래프가 역전됐다. 미국 교회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구글에서 교회 사진을 검색해보라. 하늘색과 핑크색 일색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사진은 교회 사람들만 볼 뿐, 다른 사람들은 보지 않는다. 한국교회를 모델로 삼지 말라”면서 “한국교회가 지난 20~30년간 우리 것에만 익숙해져서 도돌이표 디자인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황 대표는 “교회 디자인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밀레니얼과 Z세대를 우리가 충분히 읽어내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함께 교회 디자인을 개발해 나가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을 먼저 하게 된다”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러한 변화들이 누군가에게는 불경스러운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교회 디자인을 하는데 왜 교회 밖의 사례를 가져왔을까. 교회 안의 사례들은 너무나 구시대적이고, 지금 사람들은 교회 안과 밖을 굳이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세속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2021년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 교회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담을 낮추고 모든 사람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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