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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주일 오후

기사입력 2021.04.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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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jpg

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 주변에 하나 둘 은퇴하는 목사가 생긴다. 같이 모임을 하는 목사님들 중에서도 몇 목사가 은퇴를 하였다. 가끔 만날 때 물어본다. 목사은퇴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냐? 그러면 보통은 긴장과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자유롭다고 한다. 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는 부담, 설교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가 무엇보다 좋다고 말한다. 그런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자기가 맡은 일에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목사도 그렇다. 긴장의 연속이다. 때로는 목사라는 직함 자체가 긴장일 때가 있다. 특히 소형교회일 경우는 더한 것 같다. 그래서 휴가와 휴식이 필요하다. 목사는 한 주간 단위로 돌아간다. 가장 긴장이 되고 초조해지는 정점은 주일인 것 같다. 이는 마치 주초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정점을 향해 올라간다. 주일 정점을 향해 긴장도가 우상향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주일 사역을 마치면 아휴, 이제 끝났다하고 주어진 일을 잘 마무리를 한 후의 뿌듯함과 시원함이 있다. 그런 후 집에서 쉬는 시간은 참 좋다. 긴장감에서 일시적이나 해방이요, 마음속으로 자유로움을 느끼는 달콤한 시간이다. 그러므로 될 수만 있으면 뇌를 자극하게 하는 것이거나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하는 예민한 것은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한다. 그냥 눈과 귀로 보여지고 들려지는 것을 통해 그냥 즐겁고 하하웃는 것을 찾게 된다, 그런 것 중 하나는 편하게 아내와 둘이서 보는 TV 시청이다. 주중에는 주로 뉴스를 시청한다.

 

자녀가 성장하여 독립해 나가 아내와 둘이 산다. 아내와 둘이 주일 오후가 되면 함께 보는 방송프로가 둘이 있다. 둘 다 그냥 웃기면 하하하고 웃고, 궁금증을 남기면 무엇일까? 하고 기대를 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모 방송국의 복면가왕음악프로이다. 가면을 쓰고 여러 가지 장르로 노래를 부른다. 사실 부르는 노래는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다. 두 사람이 가면을 쓰고 등장해 자신의 신분을 최대한 노출을 시키지 않고 노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면 연예인 판정단들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거나, 노래를 판정하여 승자를 가리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노래는 공감표를 던지게 하는 노래도 있고, 어떤 사람의 노래는 전혀 문외한인데도 저 사람은 떨어질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느 날 가왕에 오른 사람이 부른 노래가 여운을 남겼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라는 곡이다. 역시 처음 듣는 곡이다. 노래 가사가 철학이 담긴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불렀다. 아내는 소파에 누워 시청하면서, “아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한다. 나 역시 그냥 흘러가는 노래를 듣듯 그렇지가 않았다. 방송이 끝나자 서재 방으로 들어와 노트북으로 검색을 하였다. 우연히 정승환이 부른 곡도 들었다.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무엇이 아내와 나에게 여운을 남기었을까? 그것은 노래 가사였다. “난 너무 잘 살고 있어 헌데 왜/너무 외롭다 나 눈물이 난다/내 인생은 이토록 화려한데/고독이 온다라는 대목이다.

 

그렇다. 인간에게 외로움과 고독은 항상 있는 것 같다. 무언가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는 나는 잘 살아가고 있나? 묻고 싶고, 때로는 이유 없는 외로움과 고독에 빠질 때도 있는 것 같다. 군중 속에 고독이란 말처럼, 주변에 사람들과 번잡한 환경 가운데 살아가면서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미는 것은 외로움과 고독이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신 앞에 선 단독자는 맞는 것 같다. 품 안에 자식이란 말처럼 자식들이 품 안에 있을 때는 재잘거리고 재롱에 짬짬이 외로움이란 말은 생각을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성년이 되고 독립해 나가면 빈 둥지처럼 때로는 허전함과 외로움이 묻어 날 때가 있고, 목사라는 직함 자체가 홀로 기도하면서 선택을 하고 크든 작든 공동체를 이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 외로움, 고독이 밀려올 때가 있다. 성도의 고민과 상담을 듣고 기도를 하는 목사와 사모는 출구가 때로는 없다. 그렇다고 누구를 만나서 이런 고민 저런 생각을 다 털어놓고 말하기도 그렇다. 물론 친구를 만나 속내를 내놓기도 하지만 항상 같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외로움은 있다. 노래 한 곡이 마음속 담아둔 무엇을 터치하면 울림이 되고 울컥하게 되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믿고 목사이고 사모인데도, 노랫말 가사에 마음이 울컥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그러나 속일 수 없는 것은 노래 한 곡이 마음을 힐링하게 한다. 잘 만들어진 4분 이내의 노래 한 곡이 때로는 인간의 마음을 울컥하게 하고 마음을 짠하게 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설교 한 편이 사람 마음을 터치해야 하고, 울림을 주어야 하는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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