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먼저 부활해야 한다

  • 입력 2021.04.02 11:06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순히 일개 방송사가 저지른 해프닝으로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 논란 끝에 드라마는 결국 폐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안타까운 것은 드라마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의도가 그리 순수해 보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본래 의도했던 바는 어떤 것이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없으나 상당히 불순해 보이는 것만은 사실이다. 역사를 왜곡해가면서까지 차이나 머니(China money)에 마음이 움직였거나, 아니면 교회를 능멸하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역사적으로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기록을 확보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 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학교 공부를 통해서 배운 바가 없으니 정사(正史)에 기록이 있다는 얘기도 믿을 수가 없을 듯 싶다. 물론 아주 먼 옛날 백제시대나 고려시대에 국가기관에서 주금사(呪噤師)라는 직책을 두었다는 예를 들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영(靈)의 세계를 인정하였다는 말로 우리를 설득하려 하는 것 같으나 그것은 오늘날 우리 주변의 무당이나 박수들의 영력(靈力)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어 보인다. 드라마 ‘조선 구마사’의 구마사(驅魔師)는 오래전 한때 우리 사회 청소년들 사이에 적지 않은 파문을 가져왔던 ‘퇴마사(退魔師)’와 다를 것이 없을 것 같다.

아마 그때 당시의 추억을 소환하여 다시 한번 인기몰이를 해보겠다는 계산이었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계산일 수도 있다. 곧바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대두가 되었으니 말이다. 때마침 부활절을 앞두고 구마사 논란을 보면서 우리는 먼저 교회가 부활해야 할 이유와 필요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낱 우스갯소리도 안 되는 이런 얘기가 명색이 전 국민을 계도하고 이끌어야 할 방송 매체에 등장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 교회가 뭘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교회가 그만큼 선한 영향력을 잃은 것은 분명하다. 교회 안에서만 부활의 얘기로 즐거워할 것이 아니라 부활의 기쁜 소식을 온 국민이 다 함께 즐거워하며 기뻐해야 할 그런 절기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올해 부활절은 좀 달라졌으면 한다. 부활절 연합예배에 설교를 누가 하느니, 어디서 예배를 드리느니 하는 등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먼저 교회가 부활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요4:21)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해야 한다. 부활절은 우리가 기뻐하고, 유명한 목사 모셔놓고 설교 말씀 듣고 그것으로 성도의 소임을 다했다고 자랑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회가 부활해야 한다는 점이다. 굳이 과거의 사례를 예로 들 필요는 없겠지만, 과거 어느 때고 우리 한국 교회가 부활절에 연합예배를 드렸을 때 사람이 적게 모였던 때가 있었는가. 그럴 때면 으레 ‘우리 교회 목사님이 이번 부활절에 설교하셨던 목사님’이라는 뒷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어야 했다. 하나님을 높여야 할 자리에서 인간을 자랑하는 잘못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에 대하여 비판이나 지적은커녕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칭송하기에 바빴다. 주님이 높임을 받으시고 영광을 받으셔야 할 자리에서 인간을 앞에 내세우는 중에 하나님의 시름은 깊어만 간 것 아닌가 싶다. 2021년의 부활절, 올해는 꼭 한국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자.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