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코로나 대응 잘했다’ 비개신교인 12.0%만 동의해

  • 입력 2021.04.14 21:49
  • 기자명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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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발표’ 인식의 차이 절감100.jpg

장로회신학대학교는 14일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직무대행 김운용, 이하 장신대)는 14일 소양관 202호에서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발표회는 장신대 연구지원처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지형은 목사)이 공동주관하고 장신대 대외협력처,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 목사), (주)지앤컴리서치(대표 지용근) 협력으로 진행됐다.

먼저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의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조사 대상 4개 그룹 중 코로나19 대응 관련 개신교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그룹은 비개신교인이며, 그들은 언론으로부터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언론과 비개신교인이 교회를 바라보는 인식이 거의 일치했다”고 분석했다.

장신대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발표’ 인식의 차이 절감200.jpg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가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어 “‘코로나19 개신교 교회의 대응’과 관련 조사대상 4개 그룹의 인식이 크게 차이를 보였는데,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목회자 79.7%, 개신교인 58.6%인 반면 언론인은 24.5%, 비개신교인 12.0%로, 긍정률이 가장 높은 목회자와 가장 낮은 비개신교인 간에 무려 6.6배의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래프1(코로나19 관련 개신교 대응에 대한 인식)100.png

또 “정부/방역당국의 개신교에 대한 태도로 ‘현 정부는 교회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목회자 82.0%, 개신교인 69.4%, 언론인 58.8%, 비개신교인 42.6%로 거의 모든 그룹에서 개신교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대체로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래프2(코로나19 관련 정부 방역당국은 개신교에 우호적이다)200.png

지 대표는 “이런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부/방역당국의 교회에 대한 조치가 타 집합시설과 비교해 공정하다’는 질문에 비개신교인 54.4%, 기자 53.0%가 공정하다고 답변했으나, 목회자 76.7%, 개신교인 51.5%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해 비개신교인/언론인 그룹과 목회자/개신교인 그룹 간의 인식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래프3(코로나19 관련 정부 방역당국의 조치는 타 종교와 비교해 공정하다).png

지 대표는 “언론과 비개신교인들의 시선에 비친 개신교는 ‘이기적’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면서도 “4개 그룹 모두 ‘개신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사회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사회적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 대안으로 개신교에 대해 사회와 적극적인 소통, 지역사회를 섬기는 공적 역할 강화, 진영화에서 빠져나와 사회 전체를 품는 포용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 조사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6~17일까지 목회자(300명), 개신교인(500명), 비개신교인(500명), 언론인/기자(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례신문, 경향신문 총 102명), 시민단체(4명)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분석 연구한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연구 목적과 기획의도를 소개한 임성빈 교수(장신대 前총장)는 “예상치 못한 전 세계적인 재난을 제대로 준비한 개인이나 국가, 기관이 없어 약한 고리들은 피해가 더 심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한국교회가 재난이 닥친 이후 사회적 책무를 어떻게 감당해왔는가를 생각하면 한국교회가 사회에 전반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실과 인식의 차이를 직시하며, 코로나 이후 갈등을 극복하고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를 사회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밝히고 이를 위해 실천적 준비를 하자는 의도로 1차적 중간보고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를 주제로 발제한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은 ‘정부/방역당국, 개신교, 확산 원인과 기관별 신뢰도’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백 원장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 확산에 개신교의 책임이 크다고 대다수가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것이 자연과학적 엄밀성에 근거한 인식은 아닐지라도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국교회의 책임 있는 응답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결과 중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사회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온 것에 주목하자”며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공동체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며 건강한 교회공동체로 기능할 수 있는 구체적 방향과 과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만식 사무국장(한국기독교언론포럼)은 ‘한국교회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언론보도 특성 연구’ 발제에서 “언론보도가 대중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며 “ 언론에서 교회발 감염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대중들에게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그 결과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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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식 사무국장이 ‘한국교회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언론보도 특성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다룬 뉴스에서 특정한 프레임을 사용해 보도하고 있었고, 설문조사 결과에도 현직 기자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일부 교회와 목회자의 돌출행동과 발언이 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그 결과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더욱 추락하게 되었고, ‘교회발’, ‘예배 강행’ 등의 키워드는 한국교회가 코로나19 감염확산의 주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주요란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교회가 사회와 소통할 때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통일된 언어로 소통하고 교회가 방역의 주체로써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며 교계가 언론을 선교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민들에게 닿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복음의 진실성과 교회의 사회적 역할들을 잘 알릴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이창호 교수는 ‘교회와 국가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참담한 정도로 악화되고 있고, 코로나 상황을 거치면서 그 정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몇 가지를 제안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교회가 국가를 포함한 공적 영역과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고 참여하며 공적으로 영향을 미쳐야 한다. 공적 관계 형성과 참여에 있어 국가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정부로 대표되는 정치영역뿐만 아니라 시민(시민사회) 영역을 포함해 공적 영역을 좀 더 넓게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치사회 공동체에서 교회가 소통과 접촉의 지점으로 삼아야 할 대상을 정부와 시민사회를 포괄하는 전체 공적 영역으로 삼아야 한다”며 “정책이나 제도, 구조의 변화를 위해 정치영역에 기독교적 영향을 끼치고자 할 때 정치영역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보다는 간접적 방식 곧 시민사회 영역에 참여함을 통해 정치영역에 참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더 적절하고 유효하다는 생각인데, 이러한 간접적 방식이 위에서 언급한 ‘구분’을 적절히 지키는 데도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구 발표회 마지막 순서에는 변상욱 기자(YTN 앵커)가 연구 발표회를 지켜본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변 기자는 “코로나 팬데믹 대응과 관련해 한국교회의 상대, 한국교회가 바라봐야 할 대상은 정부가 아닌 국민과 시민사회”라며 “중앙 정부는 심부름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 뒤에는 국민과 시민사회가 있다. ‘우리는 중앙 정부만 의식한 것은 아닌가?’ 돌이켜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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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구 발표회에 참석한 변상욱 기자(YTN 앵커)가 발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교회가 선교 해야 할 대상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국민들이 한국교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톨릭과 불교는 왜 불만이 없는가?’ 개신교의 사정은 시민과 정부는 이해하지 못한다. 언론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해 여기서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변상욱 기자는 “‘방역 당국과 미디어가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만 생각하기보다 반대로 ‘교회가 방역 지침, 미디어를 어떻게 바라봤는가?’, ‘코로나 국면에서 한국교회는 어떤 미디어 주체로 역할과 목소리로 존재했는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예배가 중요 하지만 성도들은 삶도 중요하다”며 “코로나로 인해 무너진 삶, 실직과 같은 일자리 문제, 청년들의 취업, 노인들의 주거와 생계, 심리적인 치유 문제 등 재난과 관련된 선교의 문제가 남아 있다.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중세시대 왕권과 협력했던 교회가 아닌 시민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선교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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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회신학대학교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 발표회 후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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