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김일성 회고록은 역사 왜곡의 전형” 논평

  • 입력 2021.05.03 11:3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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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일성을 미화한 회고록이 대한민국에 발행되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전단은 금지하면서 대한민국에 김일성 미화는 허용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표출되는 분위기다.

출판사는 ‘김일성이 1920년대 말엽부터 1945년 해방의 그날까지 20여년간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싸워온 투쟁기록을 고스란히 녹여낸 진솔한 내용을 수채화처럼 그려냈다’고 했으나 ‘왜곡되고 날조된 출판물’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는 것.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는 4월30일 논평을 발표하고 “김일성 회고록은 역사 왜곡의 전형이다. 전쟁범의 날조된 선전물 출판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북한 김일성의 본명이 김성주라는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소련군 대위였던 김성주가 갑자기 김일성으로 둔갑했다. 과연 그가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주도적으로 했다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김일성의 회고록에 담긴 1926년은 김일성이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때이다. 그런데 그가 조선로동당의 뿌리이며 혁명 역사의 출발이라는 반일 청년 투쟁 조직으로 ‘타도 제국주의 동맹’을 결성했다는 것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라며 “해방 이후 북한이 공산주의로 자리매김을 하면서도 이런 기록은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1968년 이런 주장이 처음 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회고록으로 날조한 것을 우리 국민들이 보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일성의 회고록은 한 마디로 북한의 공산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 날조, 왜곡, 그리고 개인의 우상화를 위해 만들어진 대외 선전용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책을 북한에서 미화한 그대로 대한민국에서 출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2011년 대법원에서는 이 책을 ‘이적 표현물에 해당된다’며 법적 판단을 내린 바 있다”고 지목했다.

언론회는 “이 책의 출판을 허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법치주의가 무너진다. 법률에 의해 이런 이적물이 제한되고 있는 것인데, 이를 외면하면 법률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고 범법적인 행위들이 줄지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한 “특정이념에 경도된 교육감과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이적물을 구입하여 학교 도서관에 비치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순진한 아이들이 왜곡된 이념 선전물에 오염되어 결과적으로 희생되겠는가”라고 우려하고 “이런 저급 환타지 같은 것들도 인정하자는 ‘내재적 접근법’까지 받아들인다면 역사 해석은 엉망이 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바르게 해야 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언론회는 “김일성은 6.25 전쟁을 일으킨 특급 전범이다.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지금까지도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 그런 김일성의 회고록을 우리 땅에서 발행한다는 것은 그의 범죄행위를 용납하고 덮어주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사법부는 이런 책이 출판된 동기를 파악하여 적법하게 처리해야 하며, 국민들과 학부모들은 이런 이적물로 인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이 왜곡되고 날조된 출판물에 의한 역사적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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