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선연 예배의 역사적, 신학적 기초와 전망(5)

  • 입력 2014.12.18 09:58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덕원 교수_카이캄.jpg
 
안덕원 교수
[프로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Ⅱ. 한독선연예배를 위한 제언

 

3. 이성적 언어와 감성적 언어의 조화

 

열정적인 찬양이나 기도가 지나치게 강조된 예배의 경우,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감성적인 두뇌만을 자극하여 신앙의 풍부한 세계로 들어가는 다른 통로들을 막을 수도 있다. 토져 (A. W. Tozer)는 집회에서 부르는 많은 찬양들을 통한 하나님과의 감성적인 만남이 “무례한 친밀감”으로 바뀔 수 있음을 지적한바 있다. 감성적 언어에 호소하게 되면 청중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부분에 치중하게 되기 쉽다. 물론 감정의 이입과 사용을 필요로 하는 예배의 순서들이 존재한다.

 

허나 우리의 이성적, 의지적인 판단과 참여를 요구하는 순서들도 분명히 예배 안에 존재하며 그것은 우리의 감성이 미처 감당하지 못하는 신앙의 풍부한 영역으로 우리를 인도해준다. 조금 과장된 예를 들자면 가령 주기도문을 눈물과 감사로 읽는 것도 좋지만 그 내용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수반된다면 그 감동의 범주가 달라진다. 나아가인간의 오감은 더욱 풍성한 진리로 우리를 인도해준다. 가령 성찬의 의미를 이지적으로 암기하고 깨닫는 것과 직접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며 음미할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예배는 지정의(知情意), 즉 로고스, 파토스, 그리고 에토스적 언어들이 골고루 담긴 현장이어야 한다. 특별히 요즘 리더십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토스(Mythos) 즉 신비의 경험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 일도 예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4. 평신도 참여의 독려-위압적 리더십이 아닌 나눔의 리더십으로

 

제임스 화이트는 소위 목회(ordained ministry)는 이제 모든 세례 받은 사람들을 위한 공적인 활동으로 이해해야하며 그런 의미에서 그 사역의 권위는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봉사(service)에서 나오는 것이 명백하다고 보았다.(James F. White, A Brief History of Worship, 169)목회자 중심에서 팀 중심, 전문가 중심, 평신도 중심의 예배기획이 필요하다. 목회는 더 이상 군림이나 위압적 리더십을 이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 다중심의세계에서 다채로운 개인들이 참여하도록 사역의 문을 넓히는 것이야 말로 한독선연이 지향하는 바요, 21세기 새로운 목회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5. 찬송가와 복음성가의 사용

 

아무래도 복음성가들이 개인적인 신앙의 고백을 담고 있고 공예배에 사용하기 어려운 곡들이 많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우리의 찬송가 안에 수많은 복음찬송이나 복음성가가 들어와 있고 자주 부르는 찬송가 중에는 요즘 나오는 복음성가에 비해 좋은 가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들도 많다. 결국 토마스 롱(Thomas Long)이 주장하는 대로 우리의 선택의 기준은 탁월함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벨처(Belcher)가 이야기한 “깊이 있는 교회”라는 기준도 예배에서 고려해볼만 하다. 찬송가와 복음성가의 이분법적 구분을 지양하고 어떻게 하면 탁월한 찬양을 예배에서 사용해야할지 연구하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주의 임재 앞에 잠잠해”(원제 : Be Still)와 같은 곡은 가사의 탁월성과 따라 부르기 용이한 점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1절. 주의 임재 앞에 잠잠해 주 여기 계시네 와서 모두 굽혀 경배해 신령과 진리로 순결하신 주님 거룩한 존전에 주의 임재 앞에 잠잠해 주 여기 계시네

 

2절. 주의 영광 앞에 잠잠해 주의 빛 비치네 거룩한 불태우시며 영광의 관쓰네 주 영광 찬란해 빛 되신 우리 왕 주의 영광 앞에 잠잠해 주의 빛 비치네

 

3절. 주의 능력 앞에 잠잠해 주 역사 하시네 죄사하고 치유하시는 놀라운 주 은혜 주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함 없네 주의 능력 앞에 잠잠해 주 역사하시네

 

위와 같이 좋은 가사를 담고 있는 “주의 임재 앞에 잠잠해”의 경우 예배에서 입례 송으로 사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예배에서 찬양드릴 곡을 선택할 때 하나님을 경배하고, 신앙적, 신학적, 문학적 가치가 있는지 심사숙고하는 노력이 예배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계속>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