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계획 취소

  • 입력 2014.12.19 08:2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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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한기총은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에 대해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북한을 자극하는 행사로 치부하여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우려를 전하고 “더 이상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를 두고 어떤 누구도 서로 다투거나 반목하는 일이 없게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기총은 “처음부터 순수하게 평화와 사랑을 위한 기독교의 행사로서 이해해 줄 것을 요구했고, 다시 건축돼 평화의 상징으로 남길 염원했다. 한국교회는 한마음으로 평화의 탑을 재건해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했다”면서 “순수한 의도와 동기에도 불구하고 남북간 갈등을 조장하고 내부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일으킨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게 됐고, 일부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단체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한기총은 ‘평화의 왕이요 화해와 용서의 주님’으로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겸손 그리고 섬김의 마음과 사역을 본받아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거나 점등하지 않기로 했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홍재철 목사는 “결정을 번복한 배경은 없다. 다만 지역 주민들이 결사적인 반대를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남북 갈등의 빌미가 될 수 있고, 대내외적으로 불필요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 때문에 한기총이 남북 갈등을 조장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철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 5일 조선그리스도교련맹 강명철 위원장의 공안 전문이 도착했다. 진정으로 민족을 사랑한다면 민족의 화합과 단합,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한기총이 발벗고 나서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면서 “이번 교류를 계기로 북한과 남한의 당국자들이 2015년을 평화의 시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추진하고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경 지역을 지키고 있는 해병대와 경찰서 관계자 위문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목사는 “성탄트리를 점등하지 않는 것과 재건립 문제는 별도다. 재건립은 한기총 임원회를 통해 내년에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한 발 물러설 뿐 끝난 이야기가 아님을 시사했다.

한기총이 추진하던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는 이전 등탑과는 달리 한 달 가량 늦춰진 12월23일에 점등될 계획이었고, 높이도 기존 30미터를 관련 부처와 협의하여 9미터 정도로 낮춰 내년 1월6일까지 약 2주간 점등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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