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기자들 ‘차별금지법 저지 위해 연합기관 통합해야 한다’ 압도적

  • 입력 2021.06.24 23:4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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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된 위기’. 코로나 팬데믹 속에 2021년을 지나는 한국교회가 치열하게 경험하고 있는 단어다.

동성애와 동성혼, 차별금지법과 평등법, 공권력에 의한 예배제한은 어느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방관되어 왔고 방치해 왔던, 위기에 무감각했던 어리석음이 오늘날 한국교회를 ‘어글리 처치’로 추락시켰다.

내 집이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남의 잔치에 기웃거렸고, 내 몸에 암덩어리가 퍼져가는데도 헛된 욕심에 눈이 멀었다. 집안 싸움이 너무 치열해서 외부의 공격을 알아차리지도, 막아내지도 못한 채 그렇게 한국교회는 서서히 무너져갔고, 세상의 조롱받이가 됐다.

이러한 현상을 한국교회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그 누구보다 속속들이 자세히 지켜보며 때로는 편성하고 부추겼고, 때로는 경고하고 꾸짖으며 함께 부대껴온 조직이 있다. 기자다.

피부로 느껴지다 못해 뼈에 사무칠 정도로 한국교회 대통합의 필요성이 절감되는 이 때에 교계 기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국기독언론협회가 23일 취재 현장에서 교계 언론 종사자 30명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거 한국교회의 연합기관 분열은 ‘전혀 불필요한 분열이었다’는 의견이 28표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22표로 압도적이었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5표,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1표 나왔다.

반면 교계가 아닌 외부 일반 국민들이 인지하는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관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기총’이 18표로 가장 높았고, 한교총이 11표, 한교연이 1표였다. 한교총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며 활약하고 있지만 한기총의 역사성과 소위 ‘이름값’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연합기관 통합 시기는 ‘하루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28표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높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통합된 연합기관의 리더십은 어떤 형태여야 할까. 한기총은 설립때부터 지금까지 대표회장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내부 갈등으로 혼란을 빚기 전까지만 해도 대사회적 영향력은 작지 않았다. 하지만 한교총이 새롭게 생겨나면서부터 연합운동의 정신을 살린답시고 공동대표회장 체제를 선택했고, 주요 교단장들 3인이 함께 대표회장직을 수행하는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연합정신을 살리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위기의 때에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취약점이 지적되고 있다. 빠른 판단과 선택이 이뤄져야 할 시기에 공동대표회장 체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를 반영하듯 기자들은 통합되는 연합기관의 리더십은 ‘단일 대표체제’여야 한다는 응답이 25표로 압도적이었다. 공동대표체제를 선택한 기자는 5표에 그쳤다.

오늘날 연합기관 통합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는 까닭은 전에 없던 위기의식 때문이다. 그 위기의식의 중심에는 차별금지법과 평등법이 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이 차별금지법 저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29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는 당위성이다.

기자들을 상대로 실시된 한국교회 통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은 한시가 급하기에 당장 이뤄져야 하며, 단일 대표체제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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