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남대에서 ‘청소운동’ 하는 할아버지의 사연

  • 입력 2021.07.05 20:3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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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남대 교정을 십수년째 거닐며 ‘청소운동’을 하는 할아버지가 있어 화제다.

용전동에 거주하는 임 할아버지(77)는 매일 새벽 5시면 물 한 병과 쓰레기봉투 하나를 손에 들고 한남대학교로 향한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꽂고 한남대 오정못을 지나 대운동장을 한바뀌 돌며 걷기운동을 하는 할아버지는 중간중간 허리를 굽혀 쓰레기를 주워 담는다.

할아버지가 아침 걷기운동을 청소운동으로 전환한 지는 2년여 전. 캠퍼스가 개방되어 많은 시민들이 한남대 교정을 거닐지만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그는 쓰레기를 주우며 운동하는 ‘청소운동’을 시작했다고.

캠퍼스에서 만난 한 주민은 “대단하신 분이다. 매일 새벽 빠짐없이 쓰레기를 주우신다. 함께 운동하는 우리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 한남대 일대에서는 유명인사다.

임 할아버지는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정년퇴임한 후 아침운동을 시작했고, 한남대 캠퍼스의 멋진 풍경에 흠뻑 빠졌다.

그는 “한남대 인근 주민들은 대학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매일 운동할 수 있어서, 뭔가 보답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 청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남대는 임 할아버지에게 총장 표창을 수여하려 했으나 본인이 극구 사양하면서 이름도 밝히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표창 대신 “청소하고 나서 깨끗해진 캠퍼스를 보면서 뿌듯해지는 마음만으로 보상은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훈훈한 소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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