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는 새로운 세상 위한 하나님의 기회”

  • 입력 2021.08.02 20:0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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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회원교단장 및 기관장이 2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는 새로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기회입니다’ 제하의 공동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이번 서신에서 NCCK는 교회와 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 잘 대응함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요청했다.

NCCK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 안에서 우리의 결단은 언제나 단순하고 명료하며 책임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인간에 의해 자초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를 새로운세상을 재창조하시기 원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상생의 기회로 인식하고 책임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NCCK는 “코로나19 감염병은 인류가 만들어온 문명과 세계질서가 얼마나 취약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산한 거리와 파산하는 소상인들,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 대책 없이 폐쇄격리에 처해진 요양원, 비대면 예배로 전환된 텅 빈 교회 등을 보면서 느끼는 충격과 두려움이 기억에 새겨져 있다”고 상기했다.

이어 “비상한 위기에 처한 인류는 이 상황이 예외적이고 특별한 것이 되기를 바라는 한편, 새로운 일상의 규칙들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소비방식, 작업방식, 관계방식을 실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분석 보다는, 이 상황을 끝내고 예전의 삶의 방식 그대로 되돌아가기 위한 예외적 행동이라면, 우리는 코로나 19 감염병 위기를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지 못한 채 거듭해서 유사한 위기를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NCCK는 “코로나 19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색하는 새로운 일상은, 이제까지 인간문명이 발전시켜온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고, 새로운 인간 이해와 세계이해를 의식화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며 “백신과 치료제를 사용하여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려는 목표가, 코로나19 이전에 우리가 탐욕스럽게 향유하던 예전의 질서를 그대로 회복하려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윤과 자본을 위한 탐욕이 이웃과 생명을 파괴하는 지구적 소비자본주의 세상으로 회귀하는 일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NCCK는 “우리는 이웃과 더 깊은 상호의존적 삶을 영위하는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약자와 소수자가 평등하게 생명의 안전을 보장받는 세상,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하나의 생명의 망 안에서 연대하며 상생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렇게 할 때, 백신과 치료제가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선물일 수 있다. 우리는 백신과 치료제로부터 소외되는 그 어떠한 나라와 사람들도 없도록 독점적 다국적 기업의 행위와 부유한 나라들의 자국중심주의 백신정책을 경계해야 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인류 공동의 자산이 되어 평등하게 사용될 때, 그것은 비로소 하나님이 세상을 위해 주신 선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NCCK는 “코로나 19 감염병 상황에서 우리 교회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이는 교회의 존재가 지닌 공공성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구현하지 못해온 우리 교회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고 성찰하며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세상을 향해 ‘흩어지는 교회’의 사명을 망각한 채, 제도화된 ‘모이는 교회’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목표에 집중하면서, 세계의 변화와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잊어버린 교회를 향한 비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NCCK는 “이제 교회는 하나님과 이웃, 창조세계의 모든 생명들과 상호의존적으로 연대하며, 스스로를 위하여 기도할 수 없는 이들과 생명을 위해 기도하며 일해야 한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의 애통함과 땅과 물과 공기의 울부짖음, 피조물의 탄식에 대해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고 책임적으로 응답해야 한다”며 “교회는 세계화된 소비자본주의의 생명파괴 행위에 사랑과 정의로 저항하므로, 하나님의 창조와 경제민주질서 회복을 위한 생명선교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할 때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 있는 모든 생명의 구원과 해방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코로나 19 이후의 새 세상을 섬길 수 있다”고 제언했다.

NCCK의 이번 목회서신에는 예장통합 신정호 총회장, 기감 이철 감독회장, 기장 이건희 총회장, 구세군 장만희 사령관, 성공회 이경호 의장주교, 복음교회 장미선 총회장,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기하성 강희욱 총회장, 루터회 김은섭 총회장, CBS 김학중 이사장, 기독교서회 서진한 사장, 한국기독학생총연맹 채수일 이사장, 한국YMCA전국연맹 송인동 이사장, 한국YWCA연합회 원영희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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