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익숙해지는 온라인예배, 신앙 양극화 현상 뚜렷하게 나타나

  • 입력 2021.08.15 15:0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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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총회(총회장 신정호 목사)와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함께 목회자와 성도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6월17~30일 목회자 891명과 성도 1000명 등 총 18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집계한 ‘2021년 한국교회 코로나19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교인 수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며, 지난해에 비해 온라인예배를 드리는 이들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목회자들은 코로나 종식 후 출석교인이 감소할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이 57.2%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5월에 49.2%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8% 증가했다. 반면 ‘증가할 것 같다’는 응답도 10.6% 증가했다는 점은 교회와 목회자별로 출석교인 증감에 대해 실감하고 있는 현실이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출석교인이 감소할 것이라 예상한 목회자들은 코로나 이후 평균 26.5%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또한 지난해 조사에 비해 6.8%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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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목회 중점 사항으로는 ‘주일 현장예배 강화’가 가장 높게 지적됐고, ‘공동체성 강화’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서 순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위 두 가지가 가장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목회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것으로 ‘다음세대 교육 문제’(24.0%)와 ‘출석 교인 수 감소’(23.4%)로 나타났다. 실제로 목회자들은 지난해 대비 교회학교의 사역 정도가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고 응답했으며,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주일예배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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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는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함께 운영한다는 목회자가 52%였으나, 36.2%는 온라인 없이 현장예배만 드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예배가 장기화되고 익숙해짐에 따라 온라인상으로만 예배를 드리는 온라인교회를 공교회로 인정할 수 있다는 목회자가 28.6%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은 점점 온라인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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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에는 매주 출석하던 교인 중 코로나19 이후 거의 나오지 않는 교인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물은 결과 평균 19.6%라는 수치가 나왔다. 매주 잘 출석하던 교인 5명 중 1명은 현재 거의 출석을 안 하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17.5%보다 소폭 증가했다.

성도들은 지난해에 비해 주일예배 참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일 예배 참석 비율은 ‘현장예배’ 50.2%, ‘온라인예배’ 34.6%였고, ‘예배를 드리지 못한’ 비율은 9.6%였다.

현장예배 참석이 20%까지 가능한 동일한 조건 하에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6월은 현장예배 비율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온라인예배 비율이 늘어났고, 예배를 드리지 못한 비율도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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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에 대한 만족도는 현장예배가 89.4%, 온라인예배가 83.2%로 현장예배가 높았으나, 온라인예배 역시 매우 높은 만족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온라인예배가 평신도들 가운데 어느정도 공식적인 예배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온라인예배를 드리는 성도들 상당수에서 참여도에 차이를 드러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예배를 드린 이들 대부분이 실시간(85.2%)으로 예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77.3%)했으나 현장예배와 같이 찬양과 기도를 했다는 응답은 57.9%로 낮아졌다. 42.1%는 그냥 가만히 시청했다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오프라인에서 가끔 모임을 갖는 형태의 ‘온라인교회’가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4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4월보다 7.8% 증가한 것으로 성도들은 온라인예배에 그만큼 더 적응하고 있으며, 심리적 거부감 또한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앙생활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교회에 자주 못가는 것’(34.1%)이 꼽혔다. 지난해 7월에는 18.2%에 불과했던 것이 1년여 뒤인 이번 조사에서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현장예배 인원 제한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교회 출석에 대한 욕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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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자신의 신앙 수준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는 응답이 29.5%로 나타났고, ‘오히려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는 응답은 18.3%로 낮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신앙수준이 약한 사람은 코로나 이후 신앙이 더 약해진 반면, 신앙수준이 강한 사람은 코로나 이후 신앙이 더 강해지는 전형적인 신앙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시대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성도들은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27.7%),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17.3%),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다양한 콘텐츠 개발(14.3%), 교회 중심의 신앙에서 생활신앙 강화(11.9%)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조사 통계를 통해 목회자와 개신교인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작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교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고 현재의 모습은 어떠하며, 또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며 “향후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길을 가르쳐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적조사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상도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교회규모, 목회자 연령에 따른 목회의 양극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교회 성장 약화와 관련된 출석교인수 감소와 교회학교 및 다음세대 교육 문제가 코로나 상황으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목회자들은 인식하고 있다”며 “목회 양극화와 현실적 교인수 감소, 다음세대 교육과 관련된 주일학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별교회를 넘어 공동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정재영 교수는 “온라인 예배가 주일예배로서 안정화되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 예배가 가나안 성도들의 예배 접촉률을 상승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온라인 예배를 형식적으로 드리는 경향이 있고, 현장 예배를 드리는 경우에 신앙을 더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시기에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의 상호보완적 운영이 관건”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 이후에 온라인 예배 및 온라인 교회 등에 대한 성도들과 목회자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간극을 어떻게 줄일 것이냐가 코로나 이후 교회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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