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환 칼럼] 성전의 기둥(1)

  • 입력 2021.09.18 09:3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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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환 목사.jpg

조예환 목사(갈보리교회) 

[프로필]

▣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 역임

▣ 한국기독교영풍회 대표회장 역임

 

 

 

어떤 집을 짓던 기둥이 있어야 집을 세울 수가 있다. 그 기둥이 아름다움이나 세련됨까지 갖출 수도 있겠지만 기둥의 가장 중요한 자격은 튼튼함이다. 곧음이다. 기둥이 흔들리거나 휘어지거나 부러져서야 기둥의 역할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둥이 든든해야 집이 든든하다. 다양한 교인들 속에도 기둥 같은 교인들이 있다. 그들은 변함없는 든든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믿음의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선교원에 딸아이를 보내면서 그녀는 우리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개척한 다음 해인 듯하다. 불신 가정에서 믿음의 가정으로 시집을 갔고 시어머니의 전도로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집사가 되었다고 한다. 신 집사는 말씀을 듣는 귀가 있었고 예배를 잘 드렸다. 설교가 쑥쑥 받아들여지는 것이 느껴졌고 기도도 열심히 하여서 그만큼 신앙도 잘 자랐다. 그리고 항상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내 생각 나의 목회 계획들을 먼저 질문해 와서, 나도 신 집사에게 교회의 일들을 먼저 많이 이야기 해주게 되었다. 그러니 자연히 교회의 중심적인 일꾼이 되었다. 그러나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서 결국 어느 날 일을 해야겠다고 식당에 취직하더니 한 달 만에 그만두었다.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은 내 일을 해주신다.” 이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의 일만 하겠다고 결단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경제적인 문제는 남편을 통해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믿어진다고 하였다. 하나님이 자신을 필요로 하시는 곳에 언제나 쓰임 받는 자로 있고 싶다며 헌신을 결단하니 내 목회에는 큰 힘이 되었다. 신 집사는 권면의 은사가 있었다. 신앙생활을 하며 자주 흔들리는 사람들을 확고한 믿음과 교회관으로 잘 권면하니, 초신자들을 붙잡아 세워 일꾼 만들어가는 일을 잘하였고, 누군가를 잘 권면하여 헌물도 헌신도 결단하게 만드는 은사가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며 따라왔고, 항상 관심의 초점을 교회에, 나의 목회 계획에 두고 열심히 하려 노력했다. 전심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예배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니 교인들이 좋아하고 따르는 영적 지도자가 되어갔다. 그러나 그 헌신하는 마음만큼,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믿음만큼 날마다 여건이 좋아지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려움은 끊이지 않았다. 환경도 형편도 달라지기는커녕 더 힘들게 그녀를 흔들어 댔다.

집도 사고 조금 나아지나 싶으면 하나님은 여지없이 자존심을 꺾으시고, 지하실로 이사하게도 하시고 환경을 통해 계속 시험을 하셨다. ‘얼마나 큰 그릇을 만드시려고 하나님이 이렇게 훈련하시는 걸까’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지만, 기도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나님의 일만 한다는 그 믿음은 빛나고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로 일부 사람들에게 부러움과 시기심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신이 권면해서 신앙을 키워 준 사람들조차 “그 형편에 하나님의 일이 중요하냐, 나가서 돈을 벌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주님을 많이 사랑해서 주님의 일만 하며 살고 싶은데, 그녀를 따라다니는 경제적 어려움은 때로 덕이되지 못하고, 그녀가 가진 은사를 활용할 수도 없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신 집사도 사람인지라 낙심도 하고 좌절도 하였지만, 또 기도로 이겨내고 눈물로 감당하며 믿음의 자리를 지켰다.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은 내 일을 해 주신다.” 고집스레 버티며 견뎌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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